레이딕스, ISOPA 안전규정 충족한 탱크 및 경량 샷시 국내 도입
1월 31일 광양서 로드쇼 개최, 수출화학업체 20여명 참여
탱크 1기당 적재톤수 10% 증량, 운송 물류비 절감 기대

1월 31일 '레이딕스 2024 광양 로드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1월 31일 '레이딕스 2024 광양 로드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봄 내음이 묻어나는 1월의 마지막 날 광양의 한 야드, 국내 수출 화학업체 관계자들이 한 탱 크 컨테이너 주위에 모여 장비를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 저마다 탱크 컨테이너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담거나 담당자에게 질문세례를 했다. 기자도 해운전문지에서 짧지 않은 시간 일했 지만 사다리를 타고 탱크 컨테이너 위에 올라가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생각보다 높이가 높았고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괜히 다리가 후들거리는 느낌이다. 현장의 안전작업 장치가 중요 하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이 ISO 탱크는 ISOPA 규정에 맞추어 상부 밸브류, 상부 전면발판(full walkway), 접이식 핸드레일 등의 장치가 부착돼 작업자들의 안전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특히 경량 샷시는 탱크컨 1기당 기존 대비 약10%를 더 적재하더라도 과적에 문제가 없는 장비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사들의 물류비를 절감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뿐 아니라 크게 보아서는 현재 기후 온난화와 관련이 있는 이산화탄소 저감의 효과도 가질 수 있습니다.”

국내 ISO 탱크 물류업체인 ‘레이딕스(RADIX)’가 이날 광양에서 개최한 ‘2024 ISOPA 탱크 컨 테이너 및 경량 샷시’ 로드쇼에 기자도 동행했다. 이날 행사는 국내 수출 화학업체 고객사를 대상으로 레이딕스가 제작한 ISOPA 규정에 맞춘 새로운 탱크 컨테이너와 경량 샷시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레이딕스와 유럽 물류업체 ‘해절츠 인터모달(Haesaerts Intermodal NV)’ 이 공동 주최했으며, 현장에는 금호미쓰이화학, 한화솔루션, OCI, 유니드글로벌, SK Networks등 ‘이소시아네이트(Isocyanates)’ 수출기업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탱크컨테이너의 단열재를 보호하는 외부판(cladding) 소재는 국내에서 거의 최초로 일명 ‘라미룩스(Lamilux)’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제작했습니다. 기존 탱크 외판은 강화유리섬유(GRP) 소재이지만, 저희는 라미룩스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탱크의 내구성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ISOPA 규정은 아니나 다른 오퍼레이터와 차별화를 위해 특별히 레이딕스가 추가 투자하여 특수 제작한 것입니다.”

레이딕스의 창립멤버인 김소미 상무의 설명이다. 야드에서는 각각 라미룩스와 GRP 소재로 된 2가지 샘플과 망치가 준비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샘플들을 망치로 내리치며 내구성의 강도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레이딕스가 선보인 ISOPA 탱크 컨테이너와 경량 샷시
레이딕스가 선보인 ISOPA 탱크 컨테이너와 경량 샷시

 

로드쇼의 일환으로 광양 락희호텔에서 열린 세미나
로드쇼의 일환으로 광양 락희호텔에서 열린 세미나

 

유럽 고객사 ISOPA 규정 충족, 물류비 절감 기대

광양 락희호텔에서는 설명회 겸 세미나가 진행됐다. 레이딕스와 해절츠社의 발표에 따르면, 이소시아네이트(MDI/TDI)의 유럽 내 운송관련 규정이 안전을 위해서 까다로워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 한국에서 유럽에 보낸 이소시아네이트 적재 탱크가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리턴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소시아네이트는 가전, 자동차, 의류 등 다양한 산업군에 사용되는 필수 소재로 점점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수출액 12억 8,000만달러 규모로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 17%를 달성한 국내 대표 수출 제품이다. 그러나 이후 현재는 국내 수출업체들은 중국 및 유럽업체들과 치열한 단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소시아네이트 유럽 고객사들은 안전한 운송을 위해 ISOPA 규정을 필수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OPA는 유럽의 디이소시아네이트 및 폴리올 생산자협회로 1987년 설립됐다. ISOPA 회원사로는 BASF, BorsodChem, Covestro, Huntsman, Shell Chemicals 등이 있다. ISOPA는 이소시아네이트 제품의 적재/하역, 운송 및 보관에 대해 안전성을 확립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으며, 충족기준이 높아 사실상 유럽 시장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 다.

이에 레이딕스는 ISOPA 규정에 맞춘 새로운 ISO 탱크 컨테이너를 50대 특수 제작했다. ISO 탱크 컨테이너는 IMO와 ISO 등 국제적으로 약속한 규격으로 제작된 액상용 컨테이너로 액체류식품이나 화학제품, 특히 위험물을 수송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컨테이너다. 20피트 일반 드라이 컨테이너 규격의 프레임 내부에 원통형 용기를 설치해 액체상태의 화물수송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일반 드라이 컨테이너와 동일한 방식으로 운송이 가능하다.

“외국계 바이어들은 안전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현장 작업자들의 안전도 강화되는 추세이다 보니 ISOPA는 의무나 패널티 보다는 ‘프리퍼런스(preference)’로 작용합니다. 레이딕스가 새롭게 도입한 탱크 및 초경량 샷시를 통해 국내 이소시아네이트 생산업체들의 유럽 수출 가격경쟁력 확보가 기대됩니다.”

특히 초경량 3축 샷시는 기존 운송 대비 약9%(2톤) 정도의 운송 증량이 가능하다. 레이딕스에 따르면, 현재 MDI제품은 통상적으로 매 탱크당22톤 정도를 적재하여 수출되고 있으나, 앞으로 경량 3축 샷시를 이용할 경우에는 매 탱크당 약 24톤 정도를 적재하여 운송이 가능해지면서 단위당 제품단가 9%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초경량 샷시는 국내 트럭 운송사,샷시 제작업체 및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실증을 완료했으며,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 안전한 운송허가를 받았다.
 

레이딕스가 도입한 ISOPA 탱크 컨테이너의 상부 밸브류
레이딕스가 도입한 ISOPA 탱크 컨테이너의 상부 밸브류

 

화기애애 분위기 로드쇼 ‘성황’

이날 설명회가 끝나고 발표자와 참석자들은 질문과 답변 등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최근 이소시아네이트 시장에 대한 상황을 공유하고, 이날 소개된 ISO 탱크와 초경량 샷시의 구현 적정성과 경제성을 분석하는 회의를 열기도 했다. 국내 이소시아네이트 수출 생산량은 점점 증대하고 있는 추세이며, 운송비 절감효과로 유럽행 이소시아네이트 제품의 수 출 경쟁력 향상과 판로 확대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체적으로 세련된 로드쇼 진행과 더불어 레이딕스, 해절츠 관계자들과 국내 화학 수출업체 참석자들이 영어로 열띤 토론을 이어가는 모습은 마치 국제 세미나를 방불케 했다. 각자의 전문성이 돋보이면서 물류사와 화주사 간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특히 레이딕스의 전략기획팀 직원들은 서울에서 광양까지 참석자들을 안내하며, 세미나에서 야드 시연회까지 일사분란하게 행사를 이끌어 나가 눈길을 모았다. 레이딕스가 단순한 물류회사라기 보다는 유연성과 전문성을 갖춘 외국계 기업의 인상을 심었다. 자체적으로 처음 진행하는 로드쇼임에도 불구하고 참석자들 모두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로드쇼는 성 황리에 마무리됐다.
 

국내 수출 화학업체 관계자들이 레이딕스의 ISOPA 탱크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레이딕스, 1500대 보유 국내 대표 탱크 오퍼레이터

레이딕스는 ISO 탱크 1,500여대를 보유한 국내 수위의 ISO 탱크 오퍼레이터이다. 2008년에 설립되었으며 베테랑 전문인력들과 함께 서울에 본사를 두고 부산 지점 및 미국 법인을 운영 중이다.

탱크 임대, 내륙운송 및 국제 해상운송 서비스로 연간 약 2만 teu를 처리하고 있으며, 전 세계 60여개 파트너사와 182개 항만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국제탱크컨테이너협회(ITCO)’의 국내 몇 안되는 회원사이기도 하다.

레이딕스는 반도체용 고순도 케미칼, 고압 액화가스, 초저온 액화가스 탱크 등 특수 탱크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현재 국내외 다양한 화학회사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 케미칼 용기, 내륙운송, 해상운송 및 해외 현지 물류에서 다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고압 액화가스 및 초저온 액화가스 물류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레이딕스 박현진 대표는 “ISOPA 규격 ISO 탱크 컨테이너 제작 및 경량 샷시 도입을 통해 나날이 심해지는 글로벌 경쟁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가격경쟁 우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관련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레이딕스는 지난해 유럽의 해절츠(Haesaerts)와 사업 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해절츠는 1894년 설립된 가족경영 운송사이다. 유럽 내 이소시아네이트 관련 40여년의 운송경험과 입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ALTREA 물류그룹 산하의 탱크 운송사로 편입됐다. 현재 18곳의 물류거점을 두고 유럽 8개 국가에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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