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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왜, 어떻게 장기해운전략을 수립하였는가?

기사승인 [548호] 2019.05.02  13: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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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관
경영학박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자문위원,)

영국은 2019년 1월 “Maritime 2050 - Navigating the future”를 발간하였다. 21세기 후반기 세계 해운의 리더쉽을 구축하기 위한 장기발전전략을 선언한 것이다. 이 전략에서 영국은 미래해운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2050년까지 달성할 10가지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였다.
 
우선 영국은 경쟁우위분야(해운관련 법, 금융, 보험, 경영, 브로커링 등)의 강점을 극대화시키고 녹색금융(green finance)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둘째로는 청정해운성장(clean maritime growth)을 주도함으로써 조기적응의 경제적 수혜를 누리고자 한다. 셋째로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교, 중소기업, 글로벌기업 등을 통해 해운혁신을 강화시킴으로써 해운관련 신기술 혜택의 영국수혜를 극대화시키고자 한다. 넷째로는 해운의 안전, 보안, 전문지식 분야에서 범세계적 리더로서의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한다. 다섯째로는 해운인력을 증대시키고 인력의 다양성을 보강함으로써 교육훈련분야의 세계적 리더쉽을 강화시키고자 한다. 여섯째로는 자유무역주의를 촉진시킴으로써 영국해운의 수혜를 극대화시키고자 한다. 일곱째로는 모든 해운관련사업에서 영국이 세계적 매력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해운인프라분야에 수십억 파운드의 상업투자가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여덟째로는 국제해사기구(IMO), 국제노동기구(ILO), 기타 국제포럼에서 영국의 리더쉽을 강화시켜간다. 아홉째로는 영국이 해운비즈니스 적합장소가 되기 위해 정부, 해운업계, 학계 등과 파트너쉽을 맺어 영국전지역에 해운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열째로는 해운, 관련서비스, 항만, 엔지니어링, 해양레저 등 모든 분야를 세계에 홍보하고 ‘런던국제해운주간(London International Shipping Week ; LISW)’을 선도적인 국제해운행사로 유지시켜간다. 


영국은 단지 장기적인 야망을 표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7가지 핵심이슈를 선정하고 각 이슈별로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였다. 즉, 장기비전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제로 인식되는 경쟁우위(the UK’s competitive advantage)분야, 환경(environment)분야, 인프라스트럭쳐(infrastructure)분야, 인력(people)분야, 보안(security)분야, 기술(technology)분야, 무역(trade)분야 등 7개 상위분야를 선정하여 구체적 전략을 수립하였다. 

7개 분야의 목표를 설정한 다음 영국의 현실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여 앞에 놓인 위험, 위협, 기회를 파악한 다음 목표지점에 어떻게 도착할 것인가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목표도달지도에는 아주 세부적인 분야로 구분하여 단기(1-5년), 중기(5-15년), 장기(15년 이상)의 실천계획이 제시되어 있다.


영국은 향후 31년간 달성해갈 장기해운비전을 설정하고 세부적인 실천전략을 마련하였다. 21세기 후반기 세계해운을 주도하기 위해서이다. 매우 이례적인 장기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왜 이러한 장기전략을 수립한 것인가? 단순히 미래해운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확고한 실천목표를 정하고 장기간 추진할 세부전략까지 마련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영국정부는 현 시기가 해운발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기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변화, 새로운 강국의 부상, 개도국의 지속발전, 기후변화, 많은 신기술의 등장 등이 해운분야의 파괴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동남아, 인도 등의 발전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이 동쪽으로 이동함으로써 해운시장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흥세력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강화됨으로써 국제해사기구 및 기타 국제포럼에서 규정개정작업의 주도권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영국으로서는 특별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디지털화 등과 같은 파괴적인 신기술들이 부상하고 있어 지금까지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에서 해운분야의 변화가 초래될 수 있음을 직감한 것이다. 나아가 기후변화에 따른 전대미문의 이상기후 사건들이 해운분야에 영향을 주고 무역패턴도 변화시킬 것이며, 아울러 해양생태계와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해운업계를 크게 압박할 것으로 예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영국의 ‘MARITIME 2050’은 그 기간과 내용의 양과 질이 매우 이례적이지만 우리나라 정책당국과 해운관련기업이 더욱 주목해야 하는 것은 전략수립의 방법이다. 영국정부는 수년간 해운의 미래에 대한 전략적 고민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4년 시작하여 2015년에 발표된 ‘해운성장연구 2015(2015 Maritime Growth Study)’가 국가차원 해운전략개발이 필요하다고 권고하면서 상황의 심각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미래의 해운은 과거의 해운과 매우 다를 것으로 판단하게 된 것이다. 영국의 전통적 해운리더쉽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에 영국정부는 학계, 해운업계 리더, 해운관련서비스 공급자, 관련기관들의 유력인사 13명으로 ‘Maritime 2050 Expert Panel’을 구성하여 전략마련을 추진하였다. 그리고 170여 해운관련 기업과 기관들을 참여시켜 구체적 문제의식과 증빙자료를 수집하여 활용하였다. 

세계 해운업계에 상상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고, 그 결과 글로벌 해운에서 영국의 위상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해운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였고, 영국정부는 해운관련 이해당사자 모두를 참여시켜 ‘Maritime 2050’을 작성한 것이다. 

영국의 ‘Maritime 2050’은 한국해운산업이 변해야 하는 이유를 잘 대변하고 있으며, 한국의 정부와 해운관련 기업들이 미래해운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임종관 komares@chol.com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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