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CO-ICS ‘선원인력보고서’, 15년 대비 여성선원 45.8% 증가
해상직 여성해기사...HMM 20명, 팬오션 17명 근무 중

 

역사적으로 남성중심의 산업이었던 해사산업에도 양성평등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목포해양대 해사대학에서는 2023년 입시부터 성별 구분없이 모집하겠다 발표했으며, 국내 선사 HMM과 팬오션의 해상직 여성해기사 수 또한 지난 3년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BIMCO(Baltic and International Maritime Council)와 국제해운회의소(ICS)가 2021년 공동으로 발표한 ‘선원인력보고서(Seafarer Workforce Report)’에 따르면, 2015년에 비해 여성선원이 2만 4,059명(45.8%)이 증가하며 성별균형에 긍정적인 추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STCW 인증 여성선원비율은 전 세계 선원노동력의 1.28%로추정되며, 우리나라의 여성해기사비율은 0.15%에 불과해 여성선원의 비율은 여전히 작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동 보고서는 현재 전 세계 189만명의 선원이 7만 4,000척 이상의 선박을 운영하는 글로벌 상선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히며, “IMO의 STCW에 대한 수요증가를 감안하면 2026년까지 전 세계 상선을 운영하기 위해 8만 9,51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업계가 교육 및 채용 수준을 크게 높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제해사기구(IMO)-WISTA(Women’s International Shipping & Trading Association. 여성국제해운무역협회)의 해양조사보고서인 ‘Women in Maritime Survey 2021’에 따르면, 회원국 내 여성노동력은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성선원은 전체 선원인력의 2%에 불과하며, 이조차도 주로 크루즈 부문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NEA Management의 운영·용선 및 비즈니스 개발관리자이자 여성해운무역협회(WISTA) Hellas의 사장인 Elpi Petraki는 “해운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고 성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업계가 함께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10년 동안 해양산업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업계는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고 현대화하며 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전환기에 있으며, 과거의 성불균형을 바로잡고 보다 다양하고 성균형적인 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에 따르면, 최근 육상에서 일하는 여성의 수는 크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이사회, 기술·연구, 해양 분야에서 업계 내 여성비율은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IMO에서 해사분야의 여성인력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매년 5월 18일을 ‘세계 여성해사인의 날’로 지정했다. ‘세계 여성해사인의 날’은 해양부문 여성의 채용·유지 및 지속적인 고용을 촉진하고, 해양 여성의 인지도를 높이며, UN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의 5번째인 ‘양성평등’에 대한 IMO의 약속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올해 3월에는 IMO와 WISTA International이 ‘Maritime SheEO 리더십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동 프로그램은 여성이 리더십 역할로 발전하는데 필요한 관리지식과 기술을 제공하고 조직 내에서 가시적인 산업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안되었다.

 

여학생 비율, 한국해대 14.4%, 목포해대 14.6%,
인천해사고 8.5%, 부산해사고 10.6%
목포해양대, 23년부터 해사대학
수시·정시 성별구분 없이 모집

2021년 한국해양대 해사대학의 총 재학생 중 여학생은292명(14.4%), 2020년에는 289명(14.6%)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016년 266명(13.8%)에 비해 소폭 증가한 수치이다. 21년 기준 한국해양대 해사대학 각 과별 여학생은 △기관시스템공학부 56명 △항해학부 37명 △해사수송과학부 36명 △기관공학부 31명 △해사글로벌학부 30명 △항해융합학부 29명 △해사IT공학부 29명 △해양경찰학과 27명 △해양플랜트운영학과 20명 △해양경찰학부 12명으로 조사됐다.
2023·24년 한국해양대의 입학 모집공고를 살펴본 결과, 해사대학 수시모집 중 교과성적우수자 전형에서 성별을 구분해 선발하는 방침과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여학생 비율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방침을 고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과별 여학생 입학정원은 ‘항해융합학부’ ‘기관시스템공학부’에서는 15명, ‘해양경찰학부’는 3명, ‘해사인공지능·보안학부’는 4명으로 총 남학생 273명과 여학생 4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는 22년 남학생 235명과 여학생 40명, 21년 남학생 281명과 여학생 42명을 모집했던 것과 비교하면, 21년 여학생 모집인원은 줄어든 이후 증가하지 않은 반면, 남학생 수는 21년 감소하였다가 23년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해양대는 21·22년도 정시모집에서 일반전형 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방침을 23·24년에도 유지할 계획이다.


2021년 목포해양대 해사대학 총 재학생 중 여학생은 296명(14.6%)으로, 20년 250명(11.5%), 19년 233명(10.3%)에 비교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띄었다. 21년 기준 각 과별 여학생은 △기관시스템공학부 46명 △항해학부 45명 △해양경찰학부 44명 △항해정보시스템학부 37명 △해사운송학부 36명 △해양메카트로닉스학부 31명 △기관·해양경찰학부 30명 △해군사관학부 15명 △국제해사수송과학부 12명으로 집계됐다.
21년 수시모집에서 목포해양대는 ‘기관시스템공학부’를 제외한 해사대학 모든 학과의 모든 전형에서 성별을 구분해 선발했다. 21년 기준 ‘항해학부’ ‘해상운송학부’ ‘항해정보시스템학부’ ‘해양경찰학부’ ‘해양메카트로닉스학부’ ‘해군사관학부’의 남학생 모집인원은 391명이었으며, 여학생은 68명으로 전체 모집인원 중 14.8%에 불과했다. 이듬해 22년 수시모집에서는 ‘해양메카트로닉스학부’에서도 성별 구분모집을 폐지하였으며, 성별 구분모집을 진행한 학과의 신입생 정원은 남학생 254명, 여학생 67명으로 조사됐다. 목포해양대 해사대학은 21·22년 정시모집에서도 성별을 구분해 선발하였으며, 21년도 남학생은 48명, 여학생은 10명, 22년도 남학생은 39명, 여학생은 10명을 모집했다.


그러나 목포해양대는 ‘2023학년도 대학 학생정원 조정계획’에 따라 2023년도부터는 수시·정시모집에서 해사대학의 ‘해군사관학부’를 제외하고 모든 학과에서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모집하겠다 발표했다.
해양 마이스터고등학교인 인천해사고등학교와 부산해사고등학교에서도 성별을 구분하여 입학생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2년 입학전형에서 인천해사고는 여학생을 전체 정원의 10% 이내로 지정했으며, 부산해사고 또한 남학생 116명, 여학생 12명으로 성별인원을 구분하여 선발했다.
2021년 기준 인천해사고에 재학 중인 여학생은 전체 343명 중 29명(8.5%)으로 집계되었으며, 동 수치는 2020년 29명(8.4%), 2019년 31명(8.8%)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부산해사고에 재학 중인 여학생은 2021년 기준 전체 445명 중 47명(10.6%)으로, 20년 46명(10.2%). 19년 41명(9%)에 비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HMM, 3년간 해상직 여성해기사 비율 증가
팬오션 해상직 여성해기사, 올해 2%대 달성

HMM·팬오션 등 주요 선사들의 사업보고서와 지속가능보고서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HMM에 20명, 팬오션에 17명의 해상직 여성해기사가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라인해운에도 해상직 여성해기사가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3월 기준 HMM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해상직 여성해기사는 정규직 19명, 기간제 1명 총 20명(3.1%)으로, 총 해상직 남성해기사 수 619명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사의 해상직 여성해기사 비율은 2019년 1.3%에서 2020년 1.9%, 2021년 2.3%, 올해 3.1%까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한편 HMM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해상직 여성해기사의 근속연수는 1년 8개월, 남성해기사의 근속연수는 4년 7개월로 집계됐다. 


22년 3월 기준 팬오션 또한 해상직 남성해기사는 780여명인데 반해 여성해기사로는 17명(2.1%)이 근무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사의 해상직 여성해기사는 2019년 1.6%, 2020년 1.2%, 2021년 1.5%로 지난 3년간 1%에 머물러 있었지만, 올해 2%대에 진입하며 증가하는 추세를 이어갔다. 한편, 동사의 여성해기사 평균 근속연수는 1년 6개월로 남성해기사의 평균 근속연수 7년 2개월보다 적은 기간을 근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팬오션은 “매년 여성해기사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동사는 초임사관이나 경력사관 채용 시, 성별을 구분하고 있지 않으며, 동일한 채용 전형을 통해 해기사를 채용하고 있다”고 동사의 채용절차를 설명했다.
그러나 “해양대학교 해사대학을 포함한 해기사 양성 교육기관의 입학·졸업생 중 여학생 정원이 약 15%로 낮고, 이중 개인별 희망 진로에 따라 승선을 희망하는 여학생 중 동사 지원자에 대해 채용 전형이 가능한 구조이므로, 우선 해기사 양성 구조 및 교육 과정의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며 “과거 대비 선발비율이 차츰 확대되고 있음에 따라 여성해기사 비율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여성해기사 채용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다.


이에 반해 대한상선, 대한해운, 흥아해운, 폴라리스쉬핑, KSS해운의 사업보고서에서 따르면, 총 5개사 내 육상직 여성해기사는 근무하는 반면, 해상직 여성해기사는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KSS해운 인사관계자는 “2012년에서 13년까지는 여성해기사를 채용했지만, 회사 측면에서 여성해기사 승선에 대해 실무적인 부분과 경영·정책적인 부분에서 고려할 사항이 나타나 당분간 보류하고 있다”며 “매년 여성해기사 채용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는 성별 구분없이 모든 해상직 직원이 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투자했지만, 의무승선기간이 있는 남성해기사와는 달리 여성해기사의 장기승선율이 떨어져 여성해기사를 우선적으로 채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전하며 “그러나 최근 남성해기사와 여성해기사 모두 장기승선하지 않는 추세인 만큼 회사 내부적으로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지에서 자동차운반선에 5개월, 부산-대마도항로 운항여객선에 3등기관사로 승선했던 기관사 최수연씨를 인터뷰한 결과,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승선 인원 교대의 어려움, 해외 상륙 불가, 10개월 이상의 장기승선 등과 같은 문제점으로 해기사들이 하선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남성해기사들은 졸업 이후 승선근무예비역으로 3년 동안 승선한 후, 승선경력을 살려 전문직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고, 여성해기사의 경우에는 승선하는 비율이 한 학년 당 항해과와 기관과를 합해 10명 내외인 만큼 승선보다는 해양계열 공무원, 해운기업, 공기업 등에서 육상근무하고 있다”며 “여성해기사의 경우 병역특례조건이 해당되지 않아 일자리가 많이 부족하다.
해운기업에서 여성해기사의 인식 개선과 고용 인원을 늘릴 수 있도록 협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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