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수·광양항 장치율 90~100% 포화상태, 항만 적체로 시름

부산 신항 북항 임시장치장 마련, ‘컨’ 반입기간 3일로 축소, 장치기간 10일이후 반출
여수·광양항, 터미널 운영사 및 선사와 운송비 절감 지원방안 계획
인천·울산항, 장치율 60~70%내외로 원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주요 항만이 폐쇄되는 등 물류망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물동량이 급증하자 글로벌 항만의 연쇄적 적체발생 및 선복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국내 무역항도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4대항만 중 부산항과 여수·광양항에 항만적체현상이 지속되면서 9월 한 달간 장치율이 90% 후반까지 육박하고 있다. 부산항과 여수·광양항은 임시장치장 운영과 컨테이너 반입허용기간 축소, 운송비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항만적체가 해소될지는 미지수이다. 반면 인천항과 울산항은 60~70%내외로 장치율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국내 항만적체현상은 주로 미국의 대아시아 무역 관문인 북미서안 로스엔젤레스항(LA)과 롱비치항(LB)의 역대 최악의 물류대란에 기인한다. LA·LB항은 코로나19로 항만 노동력이 부족한데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수입물량이 늘어 항만적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 하반기 물동량이 상반기보다 큰데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가 증가하면서 물동량 증가를 부추겼다.
이와 더불어 대부분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수출품이어서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시즌과 10월 중국 3대 연휴로 꼽히는 국경절이 다가오면서 유통업체들이 미리 물건을 수입하는 등 재고확보에 나서고 있어 물동량이 급증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LA항만청은 지난해 동월 대비 물동량이 80%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로 인한 물류대란은 주요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이 LA·LB항에 묶어두었고 국내항만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 수출·입기업들이 제때 수출품을 운송할 선박을 구하지 못하고 컨테이너를 원활히 수급받지 못하면서 항만에서 야드 장치율이 치솟는 결과를 가져왔다. LA·LB항만당국에 따르면, 9월 21일 기점으로 입항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박은 모두 66척이다.


부산항, 신항 2부두 96.5%로 치솟아…
‘컨’ 반입기간 3일전으로 단축, 임시장치장 마련

항만 적체는 국내 항만들도 예외는 아니다. 야드 내에 컨테이너 화물은 넘치고 있는데 보관할 장소가 마땅히 없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혼잡을 겪고 있다. 9월 5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부산항 물동량은 지난 3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이다. 이에 따라 올해 7월 누적 물동량은 1,337만 2,000TEU로 작년 같은 기간 1,262만 8,000TEU보다 5.9% 증가했다. 8월 물동량도 작년 174만 3,000TEU보다 8.4% 증가한 188만 9,000TEU에 달했다.
본지 취재결과 부산항은 물동량이 늘어났지만, 미주 지역 화물 운송 지연으로 컨테이너 부두 야적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수출용 컨테이너 반입 허용 기간을 점차 단축하고 있어 쓴웃음을 짓고 있다. 통상 컨테이너 장치율은 70% 전후를 운영효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며, 80% 이상일 경우를 포화상태로 판단한다. 부산항의 경우 3부두와 4부두의 야드 장치율은 각각 91%, 90%에 육박하고, 부산 신항 2부두는 이미 96.5%까지 치솟아, 수출용 컨테이너 반입허용기간을 입항 5일전부터 3일전으로 바꿨다.


이는 수출화주와 화물운송 업체가 컨테이너를 임시로 보관할 장소를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추가 비용이 발생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국적선사의 임시선박 투입 △대체 장치장 운영 △터미널 운영 효율 개선 등을 추진하여 터미널 장치율은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부산항을 찾는 수출 화주들은 화물 보관장소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BPA는 부산항을 통해 수출되는 화물들을 임시 보관할 수 있는 장소로서 신항 서측 컨부두 배후단지, 북항 우암부두 해양산업클러스터 부지를 임시 장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항 서측 컨부두 배후단지는 ‘㈜태성로지스’가 운영사로 선정되어 선적예정일 기준 10일 이전인 수출화물 적재 컨테이너만 가능하며, 2022년 하반기까지 제공한다. 북항 우암부두 해양산업클러스터 부지는 ‘㈜케이씨티시’가 운영하여 장치장 비중을 신항보다 더 높은 5분의 4인 80% 이상으로 설정하였으며, 특정 화주의 화물 비중이 공용 장치장 장치능력의 20%를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했다.
BPA 항만운영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화주 등을 위해 공익 목적으로 운영되는 수출화물 장치장을 긴급히 마련했다. 장기체화를 방지하기 위해 장치기간 10일을 초과한 화물에 대하여 즉각 반출토록 요청하고 있다”며 “배후단지 등 신항 인근 장치장 운영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화물을 보관할 여유가 있는 곳을 주기적으로 최신화하여 수출화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수출물류 흐름개선과 국가 수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항은 장치장이 부족하여 컨테이너를 7~8단까지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광양항, 17번선석 100%가동 임시장치도
포화상태, 2-1단계부두 추가확보 예정
인천·울산항, 항만 적체 양호, 만일 사태 대비
인천항 남항 아암물류 2단지 임시활용

여수·광양항도 지난해 동월 대비 장치율이 상승하면서 항만적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여수·광양항 17번 선석은 야드 장치율이 100%로 포화상태이며, 한국국제터미널(KIT, 2-2단계)와 광양항서부컨테이너터미널(GWCT, 3-1단계)이 야드 장치율이 80~90%까지 올랐다. 여수광양항만공사(YGPA)는 완전 포화상태를 우려해 자동차 운영사인 현대글로비스와 협의를 통해 3번 선석인 자동차 부두 4개선석 중 1개선석을 컨테이너 임시 장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YGPA의 장치율을 감소시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컨테이너 부두 장치장도 100% 가동하고 있는데다 비포장 지역에도 일부 컨테이너를 적재하고 있고 자동차 부두 임시 장치장도 9월 한 달 동안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추가 장치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YGPA 물류전략실장은 “장치율이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최근 국적 선사를 중심으로 공컨테이너를 계속 받아달라는 요청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며 “공컨테이너를 받지 못하면 국내 수출 기업들이 컨테이너를 확보하지 못하는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어서 올해 말까지 5~10만TEU가량의 공컨테이너 장치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YGPA는 부두운영사와 국적선사와 협의를 통해 자동차부두로 개장 예정인 2-1단계부두와 유휴부지를 활용해 임시 장치장을 추가확보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YGPA는 임시 추가장치장에서 발생하는 운송비를 절감하는 지원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물류전략실장은 “임시 추가 장치장이 확보될 경우 컨테이너 약 5,000개 이상을 일시장치를 할 수 있지만 부두 밖으로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운송비가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운송비에 대한 보조 및 지원을 강구해서 국내 수출업자에게 컨테이너가 적시에 전달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항만적체를 겪고 있는 부두 운영사에게 YGPA는 추가 장치장을 확보해주고 선사와 협의를 통해 육상 운송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하여 수출입기업들에게 원활히 공컨테이너를 제공하는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다. 한편 여수·광양항은 유휴부지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로 최대 3단까지만 컨테이너를 적치하고 있다.
반면 국내 4대항만 중 부산항과 여수·광양항을 제외한 인천항, 울산항은 상황이 양호한 편이다. 인천항은 신항과 남항 야드 장치율은 60~70%내외로 평균 4단 컨테이너로 관리하고 있다. ICT, E1CT, SNCT, HJIT 인천항 4개 컨테이너 터미널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최근 3년간 꾸준히 감소해 현재 7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인천항 컨테이너 장치율은 9월 28일 기준 평균 71.2%로 나타났다. 지난해 역대 최대 물동량 327만TEU 달성에도 불구하고 전체 물동량의 61%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인천 신항 SNCT, HJIT의 장치율 역시 70% 내외로 양호한 상황이다.


IPA는 항만 내 컨테이너 장치율 증가와 화물 적체로 인한 선사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2월부터 인천 신항 일대에 임시장치장 8만 4,023㎡를 확보·운영해 왔다. 또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9월 남항 아암물류 2단지를 임시활용 부지로 선정했다.
IPA 관계자는 “글로벌 물류 적체 현상, 선복 부족 등의 장기화를 대비해 컨테이너 장치율 및 항만 물동량 흐름을 지속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IPA는 컨테이너 터미널의 안정적 운영과 신속한 물류서비스 제공을 위해 항만근로자 근무환경 개선과 신규 인프라 확보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항은 다른 무역항과 다르게 석유화학 등 액체화물과 비료, 석탄 등 벌크화물을 주로 취급하고 있어 컨테이너는 전체 화물 대비 5%로 항만적체현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동월 대비보다 컨테이너 장치율이 증가하여 9월 한 달간 64.4%로 유지됐다. 울산항만공사(UPA) 물류전략실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액체화물만 증가했고 컨테이너 화물은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해수부, 국제운송비 지원액 263억 책정,
9월 6척 임시선박 투입
산업부, 항만적체 추가비용 지원,
중기 전용 선적공간 확보 등 지원

정부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항만적체에 따른 선복부족과 해상운임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해수부는 ‘수출입 물류 상생협의체’를 구성하여 국적선사와 수출기업 간의 상생 협력을 위해 미주항로에 8월 13척, 9월 6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했다. 운임지원을 위한 국제운송비 지원 규모도 추경을 통해 121억원에서 263억원으로 확대했다. 수출 물류를 제때 처리하지 못해 피해를 본 수출기업에 대해서는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한도를 2배로 확대해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아울러 선주와 화주 간의 상생문화 정착을 위해 국적선사와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운송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선·화주 간 정보 비대칭성 해소를 위해 물류정보플랫폼을 통한 통합물류정보 제공 추진하고 8월부터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에 농기계, 코일, 케이블 드럼, 기계류 등 중소기업화물 공동선적을 추진하고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높은 운임과 물류피해에 대한 금융지원, 항만적체에 따른 추가비용 지원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물류 애로해소를 위해 피해기업 긴급 유동성지원책 연장 등 금융지원 확대 추진 △중소기업 물류애로 해소를 위한 중기 전용 선적공간 확보 등 전방위 지원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장기운송계약 확대, 표준운송계약서 보급, 물류정보 제공 등 선주·화주 상생형물류생태계 조성방안도 추진한다. 
박영호 해양수산부 항만물류기획과장은 “수출입 화물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세계 주요 항만의 연쇄적 적체로 인해 부산항의 화물처리가 다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글로벌 해상물류 적체 상황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화물 보관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수출화물 보관장소를 공급하여 수출화물이 적체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물류차질 등의 수출리스크를 면밀히 관리함으로써 수출 모멘텀을 강화하고 역대 최고 수준의 수출실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대응 등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 우리수출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통상과 무역·투자를 연계하는 정책을 추진하여 적극 지원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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