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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수로 등’ 항법 적용에 대한 검토

기사승인 [566호] 2020.11.03  13: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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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고등법원의 판결을 중심으로-

   
도덕환
심판변론인
(前 목포해심원장)

서론
일반적으로 항해 중인 선박과 선착장을 이안 후 정침하기 위하여 주기관을 사용하면서 선회하고 있는 선박사이에 충돌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 제2조(선원의 상무) 혹은 해사안전법 제96조(절박한 위험이 있는 특수한 상황)의 규정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가항수역의 폭이 0.5∼0.6마일의 수로에서 위와 같은 상황의 충돌사고에 대한 항법적용을 대전고등법원에서는 해사안전법 제67조(좁은 수로 등)의 규정을 적용한 판결(대전고등법원 2019누10342)을 하였기에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사고개요
총톤수 677톤, 길이 61.27미터, 너비 14.00미터, 깊이 3.00미터의 강조 카페리여객선인 H호는 여객 136명 탑승과 차량 53대를 적재한 상태에서 선장 A를 포함한 선원 4명이 승선한 가운데 2017년 12월 2일 07시 42분경 신기항 선착장(여객선 부두)를 후진하여 이안한 후 좌변침을 시작하였다.
선교에서 혼자 수동조타를 하며 주기관을 여러 가지로 사용하면서 좌선회를 계속하던 H호 선장 A는 같은 날 07시 46분 40초경 자선의 우현 약 600m 떨어진 거리에서 선수 방향으로 접근하는 어선 M호를 육안으로 처음 발견하고 충돌의 위험을 느껴 기적과 싸이렌을 계속 울리면서 클러치를 중립 후 후진기관을 사용했다.
그러나 M호가 충돌태세로 계속 접근하므로 H호 선장 A는 약 400m 떨어진 거리에서 좌변침을 하였으나 충돌을 피하지 못하고 침로 약 186도, 속력 약 4.8노트의 상태에서 2017년 12월 2일 07시 47분경 여수시 돌산읍 신복리 신기항 선착장으로부터 진방위 약 200도 방향, 약 0.15마일 해상에서 H호의 선수 램프 우현부와 항해 중인 M호의 좌현 중앙부가 양 선박의 선수·미선 교각 약 46도로 충돌하였다. 


한편 총톤수 2.95톤, 길이 7.50미터, 너비 2.66미터, 깊이 0.83미터의 강화플라스틱(FRP) 재질인 어선 M호는 선장 B와 그의 부인이 승선하고 2017년 12월 2일 05시 30분경 대횡간도 소재 횡간항을 출항해 같은 날 06시 00분경 여수시 돌산항에 입항하여 군내수협위판장에서 어획물을 위판한 후 같은 날 07시 20분경 돌산항을 출항하여 횡간항 방향으로 향했다.
M호의 선장 B는 조타실에서 혼자 수동조타를 하며 돌산도와 화태도 사이 수역의 왼쪽을 따라 침로 약 140도, 약 7노트의 속력으로 화태대교를 통과한 후 계속 같은 침로와 속력을 유지하며 횡간항 방향으로 항해하면서 상대선 H호를 충돌할 때까지 발견하지 못한 채 전술한 바와 같이 충돌했다.
이 충돌사고로 M호는 전복되면서 선장 B와 그의 부인이 해상으로 추락한 후 인근에 있던 여수해경의 경비정에 의해 모두 구조되었으나 동 선박의 선체는 침몰, 유실되었고, 충돌의 피해가 거의 없는 H호는 자력으로 신기항에 입항했다.

 

항법 적용의 고찰
이 사건 충돌사고가 가항수역의 폭이 0.5∼0.6마일의 수로에서 항행 중인 어선 M호와 목적지를 향해 정침하기 위해서 주기관을 여러 가지로 사용하면서 좌선회하는 카페리 여객선 H호 사이에 충돌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관련 항법인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EG)의 ‘선원의 상무’와 해사안전법의 ‘횡단하는 상태’ 및 ‘좁은 수로 등’의 규정 중 어느 항법 규정을 적용할 것인지를 검토해 본다.

 

‘선원의 상무’ 규정의 적용 검토
해상에서 발생하는 선박 충돌의 양상이 천태만상이라 이러한 모든 상황에 대하여 그에 대처할 구체적인 항법 규정을 제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선원의 상무’는 일상의 해기 능력을 갖춘 선원의 관행, 지식 및 경험에서 보면 당연히 해야 하는 임무, 행동 규범 등을 의미하는 조리와 같은 것으로서 명문 규정이 있는 일반 항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EG) 제2조(선원의 상무)의 규정은 명문 규정이 있는 일반 항법을 적용하기 어렵거나 적용할 규정이 없는 경우, 그리고 규정을 따를 경우 오히려 충돌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특수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 적당한 선박 운용술이나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이다.


따라서 이 사건 충돌사고는 가항수역의 폭이 0.5∼06마일의 좁은 수로에서 M호는 일정한 침로와 속력을 유지하면서 동 수로의 좌측을 따라 항해 중이었고, H호는 목적지를 향해 주기관을 여러 가지로 사용하면서 후진 및 좌선회하다가 충돌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일반 항법인 ‘좁은 수로 등’의 항법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명백하므로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EG) 제2조인 ‘선원의 상무’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횡단하는 상태’ 규정의 적용 검토
해사안전법 제73조(횡단하는 상태)의 규정을 적용하기 위한 성립요건은 상호시계안에서 양 선박이 항해 중이어야 한다. 그리고 ① 유지선이 일정한 침로를 유지하여야 하며 ② 양 선박이 침로가 서로 교차하여 충돌할 위험성이 있어야 하고 ③ 양 선박이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접근할 것 등이다. 
따라서 “H호는 신기항(돌산도)에서 출항하여 마족항(화태도) 방면으로 정침하기 위하여 계속 좌현변침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이 사건 사고장소는 신기항(돌산도)으로부터 약 0.15마일(약 277m) 떨어진 곳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H호가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M호를 횡단해 지나가려는 상황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출항 직후 정침하려고 좌현변침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H호가 정침 이후에 M호를 횡단하는 방향(마족항)으로 항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해사안전법 제73조(횡단하는 상태)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대전고법 2019누10342 판결)

 

 ‘좁은 수로 등’ 규정의 적용 검토 좁은 수로의 정의
어느 곳이 좁은 수로인지를 구별하기 위한 경계는 분명하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좁은 수로의 개념은 육지 연안, 수로의 폭 또는 수심이 낮은 곳 등에 의하여 자연적, 인공적으로 형성된 수역으로서 선박이 자유롭게 항행하면서 통항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좁은 수역을 의미한다.
해사안전법 및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EG)에는 좁은 수로에 대한 법적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지 않고 판례법상 확정되어 있지도 않으며,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좁은 수로라고 지정된 수역 또는 좁은 수로의 지정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지리적 조건, 선박의 통항량, 통항하는 선박의 종류, 크기, 운항자들의 항행관습 및 조석의 차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해양안전심판원은 좁은 수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지리적 조건은 통상적으로 가항 수역에서의 수로의 폭이 통항하는 선박의 길이(L)의 16배(16L)이내일 때 충족된다(중해심 제2016-03호)고 재결한 바 있다.
그 이유는 선박이 항해하던 중 장애물과 조우하여 좌현이나 우현으로 전타하여 회두하기 위해서는 선박 길이의 약 8배(8L)의 공간 즉, 전후좌우로 반지름을 4L로 하는 원에 해당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은 바 있다. 그러므로 통항하는 선박 길이의 16배(16L)가 안 되는 수역의 수로는 좁은 수로라 할 것이다. 

 

좁은 수로의 해석
1) 해양안전심판원은 “좁은 수로에서의 항법 규정이 항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주위에 다른 선박이 없더라도 원칙적으로 지켜야 하는 항해 규정이며, 항법 규정이 누구에게나 같은 형태로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함에도 같은 수역에서 자선 또는 상대선의 크기에 따라 좁은 수로로 인정되거나 인정되지 아니하기도 한다면 그 수역을 통항하는 선박의 운항자들이 항법을 적용함에 있어 혼란을 느낄 뿐만 아니라 자선의 행위에 대한 법률효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등 법적 안정성을 해치게 될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2) 대법원은 “‘좁은 수로 등’의 항법은 좁은 수로에서 선박의 충돌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선박의 종류나 기상상황 등에 관계없이 적용되는 특별항법”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므로 “좁은 수로를 항해하는 운항자들은 상대선으로부터 진로우선권을 양보받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종제한선이라고 하여 ‘좁은 수로 등’의 항법을 준수하는 선박에 대한 진로 우선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대법원 2004추65판결)  


3) 학설에 의하면 “좁은 수로에서 우측항행의 의무는 협수로를 항해하는 동안 계속해서 적용되므로 다른 선박이 있건 없건 우측항행의무를 지켜야 한다. 또한 충돌의 위험성이 있건 없건, 선박이 서로 시야내에 있거나 없거나 또는 시정이 제한되어 있어도 실행 가능한 한 우측항행의 의무는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하였다.
4) 좁은 수로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수역의 폭이 좁은 부분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왜냐하면 가항수역에서 일시적으로 폭이 넓어지거나 좁아진다고 하여 그때마다 좁은 수로의 항법이 적용되거나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면 같은 좁은 수로 안에서 위치나 상황에 따라 항법의 적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5) 좁은 수로 여부의 판단이 특정 시점에 그 수로를 항행하는 선박의 수(통항량)나 선박들의 크기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져야 하고, 사고 순간의 상황이나 그 사고 위치만을 고려하여 ‘좁은 수로 등’ 항법의 적용여부를 판단한다면 매우 불합리하고 일률적이지 않다고 할 것이다.
6) 좁은 수로에서 사고당시 상황 즉, 통항선박이 많지 않거나 선박의 크기가 작다는 등의 이유로 해당 수역이 좁은 수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다면 항법 적용이 다르게 적용될 수도 있거나 상황에 따라 좁은 수로의 항법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므로 역시 법적 안정성을 해하게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해사안전법 제67조(좁은 수로 등)의 규정은 좁은 수로에서의 특별한 규정으로서 항법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좁은 수로에서의 강행규정은 ① 시계 상태에 상관없이 적용되고 ② 좁은 수로에 전속하여 적용하며 ③ 모든 선박에 적용하는 특별하고 독립적인 항행규정이라 할 수 있다. 

 

좁은 수로의 판례 사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및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장소에서 선박의 충돌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해사안전법 제67조 (좁은 수로 등)의 규정을 적용하여 재결 및 판결을 하였다.


 
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재결
1) 총톤수 149.0톤, 길이 37.51m, 너비 6.60m, 깊이 3.50m인 유조선 96S호와 총톤수 2.97톤, 길이 7.40m, 너비 2.53m, 깊이 0.99m인 어선 H호가 사고해역인 통영시 미륵도와 조도, 송도, 학림도 사이의 가항수역의 폭이 0.4∼0.5마일인 조도수도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하였다.   (중해심 제2013-07호)
2) 총톤수 53.00톤, 길이 23.90m, 너비 5.60m, 깊이 2.80m인 예인선 KT-3호의 피예인 부선인 총톤수 870톤, 길이 63.74m, 너비 15.00m, 깊이 4.80m의 KN 5001호와 총톤수 1.71톤, 길이 7.27m, 너비 2.35m, 깊이 0.77m인 어선 N호가 사고해역인 경남 사천시 실안동과 해안과 모개섬, 초양섬, 늑도, 신도, 마도, 저도도 사이의 대방수도로서 최소 폭은 낭장망 어장과 장서 등표사이에 270m 정도되는 수역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하였다.(중해심 제2014-02호)


3)  총톤수 38.00톤, 길이 20.74m, 너비 5.00m, 깊이 2.50m인 예인선 W호와 총톤수 1.90톤, 길이 6.92m, 너비 2.29m, 깊이 0.82m의 어선 GP호가 사고해역 부근의 수심이 ‘0’ 이상으로 수로폭이 약 430m 내지 650m이며, 수심이 ‘2m’ 이상인 수역의 수로 폭은 약 0.1마일(185m) 내지 0.14마일(260m) 수역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하였다.  (중앙해심 제 2016-03호)
4) 총톤수 40.00톤, 길이 22.99m, 너비 7.00m, 깊이 1.60m인 화물선 99B호와 총톤수 1.18톤, 길이 6.54m, 너비 1.89m, 깊이 0.80m의 어선 제2SH호가 사고해역 인 여수시 돌산도와 화태도 사이 수로의 폭이 약 1,345m (약 0.73마일) 구간에 설치된 화태대교 및 화태대교의 주교각 사이의 거리가 약 500m, 교각 사이의 가항 수로 폭은 469m인 동 수로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하였다.(중해심 제 2017-06호)


 
나. 대법원의 판례 

대법원 판례에서 좁은 수로로 인정된 수역의 가항 폭을 확인해 보면,
1) 거제도와 가오도(현 가왕도) 사이의 수역 약 0.8마일(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추10 판결)
2) 전라남도 여천군(현 여수시) 남면 소재 금오도와 소두리도 사이의 금오수도 약 0.5마일(대법원 1993. 6. 11. 선고 92추55 판결)
3) 전라남도 완도군 소재 횡간수도 약 1.5마일(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4추65 판결) 등이 각각 좁은 수로로 인정되었다.


그리고 대법원은 좁은 수로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 “평소 통항 선박들의 크기를 고려할 수는 있어도 사고 선박의 크기를 고려하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대법원 2004추65판결)”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상기 사항들을 종합해 볼 때, 좁은 수로로 판단되면 사고당시 선박의 크기, 해상 통항량 혹은 기상상황 등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항법 ‘좁은 수로 등’의 규정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며, 이에 해양안전심판원의 재결이나 대법원의 판례에서 좁은 수로라고 판단한 수역에서 항해 중인 선박은 반드시 수로의 우측을 따라 항해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 충돌사고의 항법 적용
이 사건 충돌사고가 발생한 수역은 가항수역의 폭이 약 0.5∼0.6마일이고, 동 사고장소 인근에 있는 화태대교의 주 교각 사이의 가항 수로 폭이 약 400미터이며, 화태대교의 교각 및 상판으로 인해 전방경계가 제한됨으로써 자유로운 항행에 제한을 가져오기 때문에 ‘좁은 수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사고장소는 여러 항구(돌산항, 신기항, 마족항, 횡간항 등)에 입·출항 선박과 수역 통과선박들의 통항이 많은 수역이고 동 사건 사고장소의 인근에는 M호와 같은 소형어선은 물론이고 H호 같은 카페리 여객선 등의 선박도 빈번하게 통항한다. 이와 같이 통항 선박의 종류와 크기 및 교통량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사고장소의 인근 수역은 그 곳을 항행하는 선박들 사이에 충돌을 방지하기 어려운 좁은 수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충돌사고에 대한 항법 적용은 판례와 재결 및 학설 등에 근거하여 해사안전법 제67조(좁은 수로 등)의 규정이 적용되므로 사고당시 M호는 좁은 수로의 오른쪽을 따라 항해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동 수로의 왼쪽을 따라 항해하다가 충돌사고를 야기시켰으므로 동 항법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충돌사고와 관련된 항법은 해사안전법 제67조(좁은 수로 등)의 규정 외에 같은 법 제63조(경계), 제65조(충돌 위험), 제66조(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 및 제94조(주의환기 신호)등이 적용된다.

 

각 선박의 과실 검토
대전고등법원은 이 사건 충돌사고에서 양 선박 선장의 과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결(대전고법 2019누10342)하였다.

 

어선 M호의 과실
M호의 선장 B는 좁은 수로의 왼쪽에 붙어서 항행하였으므로 좁은 수로에서의 항법을 위반한 중대한 잘못이 있고, 상대 선박을 발견하기 위한 경계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한 것과 경계의무를 태만히 함에 따라 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을 전혀 행하지 아니한 것이 동 충돌사고 발생에 대한 주의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충돌사고의 주된 원인을 제공하였다.


 
H호의 과실

H호의 선장 A는 사고당시 조타실에서 혼자 선박을 운항하였고, 다른 승무원들에게 경계를 하도록 하지 않았으나, 시정이 약 4∼5마일 정도로 맑았으므로 보다 조기에 M호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었다.
또한 H호의 선장 A는 약 600m 전방에서 M호를 발견하고 사이렌과 기적을 계속 울리기는 하였으나, 즉시 변침과 감속 등 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을 하지 아니하였고, 약 400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하자 비로소 변침과 감속 등 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을 하였다. 그러나 H호 선장이 조기에 M호와 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을 하였다면 이 사건 충돌사고를 회피하거나 손해를 경감시킬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해양사고심판법 제5조 제2항에서 과실은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이 되는 의무 위반으로서의 강력한 과실을 의미하고 사회통념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동생활에 있어 요구되는 약한 의미의 부주의로서 과실 상계나 책임제한의 내용이 되는 과실을 의미한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H호의 선장 A는 경계 및 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을 다소 미진하게 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어 일부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민사상 손해배상에 있어 과실상계 내지는 책임제한으로서 고려될 사항일 뿐 그것이 해양사고심판법 제5조 제2항에 따라 징계를 받아야 할 직무상 과실이 존재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결론
M호의 선장 B가 좁은 수로에서의 항법을 준수하지 아니하고, 경계 및 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을 전혀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주된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충돌사고가 발생하였다.
H호의 선장 A는 경계 및 충돌피항동작의 다소 미진으로 일부 책임이 있으나 민사상 손해배상에서 고려될 사항이며 해양사고심판법 제5조 제2항에 따라 징계를 받아야 할 직무상 과실이 존재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H호 선장 A에 대한 4급항해사 업무 2개월 정지, 6개월간 집행유예 및 21시간 선박운항사고 예방 직무교육 수강 등이 취소되었다.(대전고법 2019누10342 판결)

 

교훈
1) 좁은 수로를 항해 중인 선박의 운항자는 선박의 크기, 해상 교통량, 해당 수역의 자연적 조건 혹은 시계제한 등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항법 ‘좁은 수로 등’의 규정이 적용되므로 반드시 수로의 우측을 따라 항해하여야 할 것이다.
2) 선박의 운항자는 좁은 수로를 단독으로 항해할 경우라도 수로의 좌, 우 어느 쪽을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므로, 항상 수로의 오른쪽을 따라 항해함으로써 선박 교통의 흐름이 원활하게 형성되어 안전운항이 이루어질 것이다.   

도덕환 komares@chol.com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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