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해파랑길’ 체험기

기사승인 [559호] 2020.03.31  17:37:32

공유
default_news_ad1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걷는 770km 거리의 초광역 트랙킹 루트인 ‘해파랑길’을 찾는 트랙킹족이 늘고 있다. 정부가 2010년 지정한 ‘해파랑길’은 10개 구간에 50개 여행지를 거치는 루트로 총 코스는 50개이다. 올해초 해파랑길 걷기에 도전한 필자가 트렉킹을 하며 동행자에게 툭툭 건네거나 혼잣말하듯 기록한 日誌식의 체험기를 투고해왔다. 이번 6월호부터 구간별 체험기를 수차례에 걸쳐 연재하고 있다.              <편집자 주>

 

32코스 덕산해변입구-추암해변  22.5km / 6시간 50분
-2019년 12월 7일 토요일 맑음

12월... 한해를 보내는 망년회. 송년회의 달... 전날 빠이주에 취해 새벽 귀가에 잠깐 눈 부치고 나니 04시 30분... 후다닥 샤워하고는 목동역에서 5호선 여의도역에서 9호선 환승해서 서울경부터미널 도착하여 06시 30분 삼척행 첫차에 탑승하니 만사가 다 귀찮아여... 해두 후배가 건내주는 김밥도 배낭에 쑤셔 넣고 그대로 취침나라로 직행 하하. 3시간여 잘 자고나니 어느새 삼척고속터미널 도착...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맹방해수욕장으로 달려가다.


10시 10분 맹방해수욕장 입구에서 인적 드문 해변 모래밭을 바라보며 걷기 시작하다...  에메랄드 빛 하늘과 바다로 펼쳐진 명사십리 하얀 모래밭에 밀려와서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너무나 좋으다... 철지난 바닷가를 걸어가는 두 남자... 뒤를 돌아다보면 누군가 정겨운 이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은 나만 그럴까... 씨스포빌 리조트를 지나며 그냥 한숨 푹 자고 싶은 유혹이 손짓해 부른다... 애써 뿌리치고 파도소리 벗 삼아 걸어가다.
상맹방에서 내륙길로 들어선다. 잘 정비된 도로를 따라 벌거벗은 가로수가 줄지어 서있고 나무 행렬에 나도 모르게 맞추어 걷고 있네... 삼척시에서 잘 만들어 놓으셨네요... 7번 국도 옆 구도로를 따라 한재 넘는다. 힘든 고개길에 전날 숙취 뒤끝이 자꾸 몸을 다잡아 들여 전망대 정자에서 잠시 쉬어간다 에고 힘들어라..
오십천 따라 좌측 강변길로 걸으며 삼척교 밑으로 우회하여 오랍드리 산소길 3구간 강변길로 들어선다. 바람과 햇살과 함께 걷는 길의 끝에 데크로 올라서면 저 멀리 죽서루가 바라보이고 삼척문화예술회관으로 내려와서 잠시 해우소에 들러 죽서교에서 U턴하여 오십천 우측 강변길로 내려가면서 오십천교 북단에 있는 한 식당에서 강원도 일미 옹심이 칼국수에 아침 김밥을 곁들여 허기진 배를 채웠다.

 

   
 

강변 고수부지엔 조성된 삼척장미공원엔 을씬스러움만 잔득 묻어있고 삼척교에서 삼표시멘트(구 동양시멘트) 제2공장 담을 따라 한참을 걷다 삼척수협에서 틀어 산길로 올라가면 광진산 정상 봉수대 국난극복유적지를 지나 구름다리 건너 산길을 내려와서 새천년도로와 만나면 이사부길로 걷는다... 도로옆 데크 따라서 걸어가면 비치조각공원 잠시 쉬며 먼 바다에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본다.
삼척해변을 지나 잘 꾸며진 솔비치호텔 리조트삼척을 돌아 내려가면 드디어 동해시로 접어드는 표지가 보이고 좀 지나니 추암 해수욕장 끝머리에 추암촛대바위가 우뚝 서있다. 잘 빠진 모습에 사진 한 컷 찰칵하고 올라가는 길에 안내판이 서있기에 우찌 다 왔나 하고 인증샷 찍고 보니 이런 33-34코스네. 인증도장도 없고 해서 난감해 하다가 여기가 동해시 구간이라서 그랬나 보다. 출렁다리를 건너서 조각공원을 돌아 추암역 쪽으로 내려오니 인증도장만이 있고 그 옆에는 공사가 한창이네. 얼른 인증도장 찍고 인증 샷 하하. 16시 50분에 32코스 완보하다.

 

33코스  추암해변-묵호역입구  13.3km / 4시간   
아직 종료하기는 이른 시간이라서 계속 걷기로 하는데 7번국도 낭만가도라지만 아스팔트 도로길을 따라 걷는 건 지루하기 짝이 없다 산길 돌아 내려오니 호혜정... 날은 저물고 진천 따라 인적 드문 천변길을 둘이서 걸으며 혼자서는 무섭겠다는 얘기를 하고 북평교 지나 간이 다리로 진천을 건너 좌측으로 가다 영동선 철길 따라 쭉 걷게 된다. 한번쯤 하고팠던 야간 트레킹, 랜튼 불빛에 의지하여 걷다 보니 우측에 LS전선 동해공장이 불 밝히고 있다. 후배가 입사한 쌍용그룹의 쌍용양회 동해공장을 보고는 잠시 깊은 상념에 빠진다. 요즘의 52시간 적용 때문인지 조용하기는 하네. 철로길 따라 오다 보면 어느 듯 동해역 입구 도착 올해 말부터 동해역도 KTX가 정차한다는 안내 현수막이 곧곧에 걸려있네. 에구 오늘은 요기까지, 18시 40분... 숙소를 정하고 근처 식당에서 늦은 저녁 먹고 들어와 취침.


06시 10분 동해역에서 다시 걷기 시작하다 일출 전 컴컴한 도로를 걸으며 용정굴다리를 지나 낭만가도 걷는데 또 표시가 보이지 않네... 매년 한번씩 오는 길이라서 만만하게 생각했나 봐. 경험칙상 어디선가 무심히 표식을 지나쳤겠지... 혹시 옆 송림길이 아닐까 찾아보니 해파랑 표식이 방긋 웃네... 하여 송림길로 들어서 걷는데 새벽 공기에 실어오는 솔향이 참으로 좋다... 꽤나 긴 거리를 송림 속으로 걷는다.
감추해변에서 붉게 물드는 동편 하늘 보며 한섬해변으로 내려서 철조망으로 가로막힌 동해 바닷길을 걷는다. 먼동이 밝아오는 아침을 맞이하며 시뻘건 아침해에 액운을 날려 보내고 유난히 힘든 올 한해를 무사히 마치고 새해를 맞이하게 해 달라고 소원 빌었다... 동해기도원 기도빨이 좋을 것만 같은데 뜨는 해를 바라보며 잠시 머문다.

 

   
 

하평해변에서는 여전히 아름다운 동해바다 절경을 눈에 마음에 담으며 걸어가다 차마 발걸음 떨어지지 않지만 그래도 가야 하기에 70년대 모습 마을길로 들어서며 지금은 사라진 인정에 대하여 얘기하다 옛날이 그리운게야... 우린 산업화 이후로 살기는 좋아졌는데 반면에 뭔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만 것 같았다... 묵호역 근처라 옛 풍경은 남아 있었다.
묵호수협 근처에 와서야 코스 중간 중간에 보았던 안내판이 보이지 않는 것을 알고 지도를 보니 묵호항으로 코스 끝으로 착각한 때문에 하기 싫은 빠구를 해야 하네 우씨. 옛 도로에 덩그라이 놓여 있는 인증도장을 보니 헛웃음이 나온다 우째 33코스는 시작과 끝이 말끔하지 못하는지 담당자를 알면 한소리 해주고 싶다... 인증도장을 두 번이나 찍고서야 33코스 완보하였다고 하하. 여기서도 30분 정도 지체 하였네..

 

34코스 묵호역입구-옥계시장 18.9km / 6시간 10분      
묵호항 어판장을 잠시 둘러보니 오늘 잡은 곰치와 물메기가 살아 숨쉰다. 어판장은 항상 우리를 긴장하고 들 떠게 만든다.
갔다 왔다 하느라 시간 꽤나 손해보고 배도 고픈데 23기 후배들이 먹었다는 일출곰치국집에서 곰치국 한그릇하다. 배고픈 김에 먹었지만 내가 아는 화성곰치국전문점 보다는 맛이 못했다. 하기야 생물로 끓이니까 맛은 좀 있지만 속이 풀리는 시원함은 화성곰치국이 훨씬 나았다. 주관적인 판단이지만도 하하. 배부르니 주위가 보이는 법... 묵호등대를 보러 오름길 올라가는데 배불러 좀 힘드네 차라리 보고나서 먹을걸... 올라갈수록 동해 아침바다는 눈이 부셔 눈을 감았다. 그 푸르름은 한동안 뇌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리... 데크길로 내려오니 여기가 동해안 산토리니라네 참 보기 좋았다.
 

어달해변... 대진해변... 노봉해변... 망상해변까지 낭만가도의 정수 해안길을 걷고 걸으며 수많은 펜션들이 지난 여름을 기억할 때 12월 초입의 망상제2오토캠핑장은 황량하기만 하다. 잠시 길옆에 쉬면서 겨울 햇살을 따스함을 느끼다... 망상해수욕장내 카페에서 와이프를 위한 커피콩 예가체프 두봉을 사고 왠지 “참 잘했어요” 라는 말이 생각이 났다 하하.
동해엑스포전시관 앞마당에 귀여운 육지 코끼리아저씨와 바다 고래아가씨 인형 결혼식을 보고 손자가 생각나 사진 한 컷... 근데 아저씨와 아가씨라 요즘 세상에선 원조교제라던데 결혼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하하.
망상해수욕장을 벗어나며 내륙길로 접어든다. 여기도 여전히 펜션은 비수기이고 약천마을이라 동창이 밝았느냐는 시조 속 소치는 아이는 보이지 않네. 오늘이 일요일이라서 그렇겠지. 인적 없고 민가가 드문드문 있는 아스팔트 포장길이 얼마 전에 했는지 신삥이다. 열녀문 지나고 마을 끝 산길로 한고개 넘고 보면 옷재까지 힘들게 올라간다. 재너머 양지바른 곳 산소 앞에서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챙겨온 지난밤 막걸리 한잔으로 피로를 풀다.
 

남양3리로 내려오며 노고지리 소리는 들리지 않고 나무 자르는 톱날소리만 요란해여 온 산에 불에 탄 나무를 제거하고 식수를 하는 것 같은데 우짜든둥 산불 조심!! 남양천 따라 포장도로를 걷다가 또 표식을 못 찾고 헤매다 빠꾸 또... 저 멀리 표식을 발견하고 논을 가로질러 본류에 합류해서 고개 너머 천남교 지나 뚝방길 걸어가다 중간쯤에 내려서면 중국집 옆에 안내판과 인증도장이 방긋이 있습니다요... 그런데 이곳은 행정구역상 강릉시! 14시 40분 34코스 완보하다.
농협 직원에게 동해행 버스를 물으니 20분정도 소요 된다네. 올해 말이면 동해역까지 KTX 다닌다는데 담엔 그리 오면 편하겠다... 힘들게 왔던 길 버스타고 되돌아가니 왠지 기분이 새삼스럽구먼... 빠른 시간대로 버스표를 변경하고 터미널 주변에서 삼겹살에 소주한잔하고 서울행 고고 (2019. 12. 11).

김동관 komares@chol.com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