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수혜로 올 상반기 물동량 910만teu, GDP 성장률 약 7%

완하이, APL 등 직기항 노선 확대, 현대상선 베트남 물류사업 검토

 

 
 

전 세계 컨테이너 해운선사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수혜자로 떠오른 베트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은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여타 아세안 주요국과 달리 올해 들어서도 양호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베트남 해운당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베트남의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대비 3% 증가한 910만teu를 기록했다. 이는 홍콩항의 상반기 물동량(906만teu, 8.1%↑)을 추월한 규모다. 베트남의 올 1-6월 실질 경제성장률은 약 7%에 달해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베트남을 선택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점점 늘고 있다. 베트남은 낮은 인건비와 풍부한 젊은 노동력,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리적 요인 등을 갖추고 있다. 7월 18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애플, 닌텐도, 델 등 50여개 업체가 중국에서의 생산을 철수하고 해외로 이전을 검토하거나 진행 중이다.
미국이 중국 수입품의 일부를 베트남산으로 대체함에 따라, 베트남의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 수출은 전자기기·부품, 직물·봉제품, 신발 등을 중심으로 7.2%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대중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4.6% 감소했으나 대미 수출은 29.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미 수출을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선사간 베트남 컨시장 선점 경쟁 ‘치열’
이처럼 베트남 수출입 컨테이너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아지면서, 컨테이너 해운선사들 간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선사들은 베트남 직기항 신규 노선을 도입, 확대하거나 항만 터미널 등에 투자하면서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완하이라인에 올 4월 화주들의 수요에 따라 베트남과 미국 서안을 연결하는 직기항 노선 2개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각각 하이퐁과 호치민에서 출발하며 직기항으로 미국까지의 운송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완하이라인 측은 “베트남은 현재 해운기업들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국가이다. 우리가 처리하는 베트남 물동량은 다른 국가들보다 급격히 늘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 중 대미수출 2위로 올랐다. 완하이라인은 오랫동안 베트남 항로를 운영해오면서 경쟁력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완하이라인은 올초에 물류사업 확대를 위해 베트남 중부 다낭항에 투자했으며, 지난해 5월 개장한 하이퐁의 락후옌 신항 HICT 터미널을 사이공뉴튜포트, MOL과 공동운영하고 있다. 하이퐁항은 중국 국경과 맞닿은 곳으로 최근 급속히 물동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MA CGM 그룹의 자회사인 APL은 7월 3일자로 방콕-하이퐁(RBH) 서비스를 도입해 운항에 들어갔다. 남중국과 태국, 베트남을 연결하는 익스프레스 서비스로 난샤-셰코우-방콕-람차방-하이퐁을 운항하며 1,200teu급 선박 2척이 투입되고 있다.
환태평양 노선에서도 선사간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코스코십핑, PIL, 완하이, APL 4사는 올 4월말부터 중국-롱비치, 오클랜드를 연결하는 기존 공동 노선에 북베트남의 하이퐁항을 기항지에 추가하면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기항지는 하이퐁-난샤-홍콩-연태-롱비치-오클랜드-연태-하이퐁 순이며, PIL이 1만 1,900teu급 신조선 3척을, 코스코와 완화이는 각각 1만 1,000teu급 2척을 운항한다.


PIL 관계자는 “베트남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중국의 제조업 임금 증가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부과 등으로 많은 제조업체들의 생산기지가 베트남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APL 관계자는 “하이퐁 직기항을 통해 빠르게 수요가 늘고 있는 베트남 시장에서 피더 및 환적비용의 절감과 경쟁력 있는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 ONE 역시 올 4월부터 동남아-미주 항로 서비스에서 베트남 하이퐁항을 추가했다.
양밍은 지난해 10월 중국-베트남-태국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중국-호치민 익스프레스 서비스(CHX)는 양밍, OOCL, RCL이 공동 운항하며 2,800teu급 3척이 운항되고 있다. 기항지는 대련-신강-청도-홍콩-세코우-호치민-홍콩-세코우-인천-대련 순이다.

 

현대상선·CJ대통·세방 등 베트남 물류사업 공략
국내 선사와 물류기업들도 베트남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 현지 물류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현대상선은 베트남 물류 사업 진출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부산항만공사, 국내 중견 물류회사 등과 공동으로 베트남 북부 및 남부에서 대형 물류 창고나 내륙 컨테이너 기지 건설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상선은 2017년말 베트남 1위 종합물류기업 SNP와 항만 터미널 및 물류시설 개발에 관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현대상선은 한국과 베트남 호치민, 하이퐁 등을 연결하는 익스프레스 노선 7개를 운영 중이다.


SM상선은 지난해 9월 베트남 1위 국영선사인 비나라인과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SM상선은 대한해운, 대한상선 등 SM그룹 해운 부문 전체가 해운물류가 급증하고 있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해운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양사는 필요한 노선에서 선복교환키로 합의했으며, SM상선의 VTX(한국-베트남-태국) 노선에 비나라인을 공동 운항자로 참여해 선박 1척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내 KSP 14개 선사들은 지난해 한국과 북베트남(하이퐁) 항로에서 구조조정과 협력을 통해 인천-하이퐁(흥아-고려 1,000-1,100teu급) 등 12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7년 베트남 물류회사인 제마뎁의 해운물류부문 지분을 50.9% 인수했으며, 종합물류기업 세방도 2017년 하노이에 1만여㎡ 규모의 물류센터를 개장하고 2019년 베트남 물류회사 SNP와 MOU를 체결하는 등 현지 물류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올 7월 일본의 무역회사 스미토모가 제마뎁의 지분 10% 사들이면서 각국의 베트남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