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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기업, 3각 접근법 마련해야

기사승인 [550호] 2019.07.01  15: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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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관
경영학박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자문위원)
전 KMI 부원장

에너지혁명, 4차 산업기술혁명, 글로벌 화폐혁명 등 해운환경의 3각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이 파도를 잘 극복하면 해운시장의 신천지(new world of the shipping market)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파도에 잘 못 휘말리면 버뮤다 3각 지대(Bermuda Triangle)에 도달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해운회사들은 이 피할 수 없는 3각 파도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포트폴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역사적 변화의 승자가 될 수 있는 3각 접근법(triangle approach)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에너지혁명에 대한 전략적 접근법을 마련해야 한다. 화석연료를 청정에너지로 대체하는 변화는 이미 피할 수 없는 파도가 되었다. IMO의 황산화물질 감축규정의 발효시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2020년 1월부터 피할 수 없는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외 해운기업들은 초기부터 혼란상태에 빠져 있다. 일부 해운회사들은 스크러버 장착으로 고유황연료를 계속 사용하려 하고 있다. 스크러버전략을 추구하는 단체인 Clean Shipping Alliance 2020(CSA 2020)의 홈페이지에 의하면, 25개국 39회원사 3,000척 이상의 선박이 황산화물질 감축전략으로 스크러버를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 화물 수출국인 중국과 세계 최대 허브항만국인 싱가포르가 스크러버의 세정수가 해양을 오염시킨다며 세정수 배출을 금지시키고 있다. 또 다른 거대 화주국인 미국은 아직 스크러버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해양경비대 간부가 한 세미나에서 스크러버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언급한 것을 상기하면 향후 미국도 스크러버 반대정책을 천명할 가능성이 있다.
 

저유황유를 사용하겠다는 관망파 해운기업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충분한 공급이 이루어질지, 가격은 얼마나 비쌀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에너지전환을 추구하는 해운회사들은 LNG추진선박을 건조하기 시작하였다. 최근 LNG 운반선박들이 대량으로 발주되는 추세로 보아 선박연료로써 LNG는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황산화물질 배출문제를 해결하는 LNG 역시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더구나 IMO가 2050년까지 해운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감축하겠다는 비전을 이미 선포하였기 때문에 LNG추진선박의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할 수도 있다.


특히 아직 남은 30년의 시간적 여유도 무용하게 할 또 다른 움직임이 화주기업들의 에너지전환 전략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자발적으로 서약하는 글로벌기업들(100% renewable electricity : RE100)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0%까지 줄이겠다고 서약한 글로벌 기업이 182개사에 달한다. BMW는 2020년까지 사용하는 전기의 2/3를 재생에너지에서 확보하겠다고 서약했으며, 수백만의 거래처를 보유한 ebay는 2025년까지 사용하는 전기의 100%를 재생에너지에서 확보할 계획이다. GM은 59개국 350개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Apple은 43개국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이미 2018년에 재생에너지로 전환했으며 23개 협력업체의 공장도 100% 청정에너지로 가동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2,400개 이상의 협력업체들로 하여금 사용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처럼 화주들의 글로벌 공급망이 청정에너지 네트워크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이 네트워크의 물류부문에 참여할 해운회사들이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LNG도 일시적인 의존책에 불과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네트워크의 디지털화에 대한 접근법을 마련해야 한다.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5세대무선통신,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다양하게 녹여낼 공급망혁신에 대한 접근법이다. 덴마크의 머스크라인과 미국의 IBM이 2018년 ‘Trade Lens’라는 디지털 플랫폼을 합작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글로벌 운송망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8년 말 기준으로 100개 이상의 해운, 항만, 물류, 화주 기업들이 가입하였다. 2019년 5월 28일에는 CMA CGM과 MSC가 가입함으로써 1, 2, 4위의 컨테이너선사들이 참가하는 거대 해운블록체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Trade Lens와 경쟁관계를 형성하게 될 또 다른 디지털 플랫폼인 Global Shipping Business Network(GSBN)의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중국의 COSCO를 포함한 5개 해운회사와 중국의 SIPG를 포함한 4개 터미널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CMA CGM은 Trade Lens와 GSBN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파날피나를 포함한 물류기업들도 해운부문을 포함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서 해운회사들은 여러 가지 의문점과 혼란스러운 점을 풀어가야 한다. 우선 현재 운영 중이거나 구축 중인 플랫폼들이 시간과 비용의 절감효과를 홍보내용대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투명성과 보안성이 모두 충족될 수 있는가? 이해상충 기업들 간의 정보공유가 가능한가?  공공플랫폼이 아니고 특정 국가의 기업들이 주도하는 플랫폼에 데이터를 심었다가 혹시 발목 잡히는 것 아닌가? 어느 플랫폼에 가입해야 하나? 모두 가입해도 문제없는가? 공룡해운기업들의 선대얼라이언스체제가 구축되었듯이 플랫폼얼라이언스체제가 고착되는 것 아닌가? 미중 무역갈등이 플랫폼 갈등으로 번져 해운시장의 혼란이 야기되는 것 아닌가? 더구나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운영 중인 플랫폼들은 머지않아 모두 개편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혼란스러움에도 불구하고 해운기업들은 해운네트워크의 디지털화에 대한 접근법을 마련해야 한다. 장구한 해운비즈니스 역사에서 서류작성에 따른 시간적 손실, 금전적 손실, 서류의 오류나 위조 등에 따른 거래위험 발생 등 때문에 해운경영은 고난경영이기도 하였다. 디지털화는 해운네트워크의 혁신을 일으키고, 또 해운관련 먹이사슬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이 디지털화의 성공 여부가 해운기업의 생사존망을 좌우할 것이다.

세 번째로 해운회사들은 화폐혁명에 대한 접근법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간 무역결재에 얽혀있는 해운결재는 시간, 수수료, 부도, 사기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선박 매매, 용대선, 벙커링, 선용품 구매 등 수많은 국제결재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가별로 서로 다른 통화를 수용해야 하는 것도 과중한 업무부담이고, 환리스크마저 감당해야 했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할 화폐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속칭 암호화폐라고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화폐가 그 유용성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과 결부되어 등장한 이 디지털화폐는 지구촌의 인류사회를 하나로 결속시켜 갈 것으로 예상된다.


흔히들 디지털화폐의 장점으로 보안성, 편의성, 유용성, 경제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 화폐혁명에 접근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회 및 시장의 통합성과 자율성이다. 지구촌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해운산업이야 말로 하나의 통화 그것도 디지털 통화의 이용은 숙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나라별로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의 정도가 다르고, 또 우후죽순처럼 수많은 암호화폐가 발행되고 있어 단시일 내로 글로벌 법정통화로 활용되기는 어렵겠지만 기업별로 아니면 산업별로 특정부문의 기능통화로써의 유용성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해운기업도 이 디지털화폐에 대한 나름대로의 접근법을 마련해야 한다. 디지털화폐를 사용하지 않는 해운기업은 대형 화주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시기가 조만간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회사들은 에너지전환, 네트워크 디지털화, 디지털화폐 이용 등 3가지 파도를 잘 활용해야 한다. 수없는 모양의 3각형이 만들어질 수 있는 3각 접근법을 늦지 않게 마련해야 한다.

임종관 komares@chol.com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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