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CO와 초상국그룹을 중심으로-

이 글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발간하는 ‘중국리포트’ 5월 31일자에 실린 내용으로, KMI 중국센터와 협의를 통해 실었다.                                                                                    -편집자 주-

 

지난 4월 25~27일, 중국 베이징에서는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정상포럼(Belt and Road Forum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 이하 ‘일대일로 정상포럼’)’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전세계 150여 개국 및 90여개 국제기구에서 약 5,000명이 참석한 이번 포럼은 그 규모면에서 2017년 제1회 포럼을 뛰어넘어 그동안 한층 더 제고된 ‘일대일로’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포럼에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37개국의 정상이 참석했고, 포럼 기간 중 약 640억 달러(한화 약 74조 4,6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협의가 체결되는 등 풍성한 성과를 낳았다.
2013년 9월과 10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를 순방 시 각각 ‘실크로드 경제벨트(絲綢之路經濟帶)’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21世紀海上絲綢之路)’ 건설을 제시하며 ‘일대일로(일대는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일로는 ‘21세기 해상실크로드’)’ 전략이 탄생된 지 어느덧 햇수로 6년차에 접어들었다. 이번 ‘이슈 포커스’에서는 그 동안 중국 ‘일대일로’ 전략의 성과를 살펴보고, COSCO시핑그룹과 초상국그룹의 양대 거대 기업사례를 통해 ‘일대일로’를 통한 중국 해운·항만업계의 세계 진출 현황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지난 5년간 ‘일대일로’성과>
지난 4월, 중국의 ‘일대일로 건설사업추진 영도소조’에서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공동건설 진전, 공헌 및 전망(共建“一帶一路”倡議進展, 貢獻與展望)」이란 문건을 발표하며1), 현재까지 ‘일대일로’ 전략의 성과와 향후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여기에서는 ‘일대일로’의 핵심 매커니즘인 ‘5통(五通)’ 별 성과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1) ‘정책소통’(政策溝通)
2019년 3월까지 중국 정부는 세계 125개 국가 및 29개 국제조직과의 173개에 달하는 협력문서를 체결했다. 또한 2018년 1월, 중국 정부는 산업표준의 통일화를 위해 「표준 연계를 통해 ‘일대일로’ 공동건설 행동계획(2018~2020년)」을 발표했으며, 49개 국가 혹은 지역과 85개의 표준화 협력협의를 체결했다. 그 밖에도 다양한 다자간 협약들을 체결했다.

 

2) ‘시설연통’(設施聯通)
‘일대일로’의 핵심 루트인 ‘6대 경제회랑’과 관련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6대 경제회랑’은  아래 [그림 1]의 ① 신유라시아대륙교회랑, ② 중·몽·러 경제회랑, ③ 중국-중앙아시아-서아시아 경제회랑, ④ 중국-동남아 경제회랑, ⑤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⑥ 중국-방글라데시-인도-미얀마 경제회랑이다.
현재 ‘6대 경제회랑’ 중에서, 신유라시아대륙교회랑은 기존 유럽의 투자계획 프레임 안에서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까지 헝가리-세르비아 철도(匈塞鐵路)의 세르비아 구간은 착공되었고, 중국 서부와 서유럽 간 국제도로(중국 서부~카자흐스탄~러시아~유럽)도 기본적으로 완공된 상태이다.

 

 
 


중·몽·러 경제회랑의 경우, 2018년 중·몽·러 3국이 「중·몽·러 경제회랑 연합 추진체계 건립에 관란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중국 헤이롱장성 헤이허(黑河)에서 러시아 블라가베셴스크(Blagoveshchensk)를 연결하는 교량은 2016년 12월 착공해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기업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모스크바-카잔(Kazan) 간 고속철도 프로젝트도 설계를 끝마친 상태이다.
중국-중앙아시아-서아시아 경제회랑에서는 중국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터키 등 국가의 양자간 국제도로운송협정 및 중국-파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 등의 다자간 국제도로운송협정이 지속적으로 체결되었고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인프라 건설에 진전을 가져왔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280억 달러 이상의 경제협력이 체결되었다.
 

중국-동남아 경제회랑에서는 중국 쿤밍(昆明)과 태국 방콕까지 국제도로 전구간이 개통되었고, 중국-라오스 철도, 중국-태국 철도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태국(CLMVT)’ 경제협력도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중국- ASEAN 10개국(10+1) 협력, ‘대 메콩강 유역경제권(GMS)’ 등 기존 협력기재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에서 중국은 파키스탄과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연합협력위원회’를 조직하고 정기적인 회의를 가지고 있다. 1단계 프로젝트들은 순조롭게 진전되어 과다르(Gwadar)항 인입도로, 파키스탄 페샤와르(Peshawar)-카라치(Karachi) 고속도로, 카라코람(Karakoram) 고속도로 리모델링 2단계, 카심(Qasim)항 1,320조 와트 발전소 등 중점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방글라데시-인도-미얀마 경제회랑에서 중국과 미얀마 양국은 ‘중국-미얀마 경제회랑 연합위원회’를 조직했으며, 미얀마 무제(Muse)와 수도인 만달레이 철도 프로젝트의 타당성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차우크퓨(Kyaukpyu) 경제특구 심수항만 건설 협의가 체결되었다.

 

3) ‘무역창통’(貿易暢通)
2013년부터 2018년 말까지 중국과 ‘일대일로’ 연선국가의 상품무역은 6조 달러를 초과했다. 2018년 중국과 연선국가 상품무역 총액은 1조 3천억 달러로 동기대비 16.4% 증가했으며, 그중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형태의 무역방식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8년, 중국 세관의 국제전자상거래 관리플랫폼을 통해 진행된 온라인 수출입 상품총액은 203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0% 증가했다. 그중 수출이 84억 8천만 달러로 동기대비 67% 증가했다. 또한 중국은 17개 국가와 양자간 전자상거래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중국의 ‘일대일로’ 국가에 대한 직접투자는 700억 달러를 초과했다. 2013~2018년 중국은 24개의 국가와 82개의 경제무역협력구역 및 공업원구를 설립했고, 총 투자액은 280억 달러를 초과하며 현지에서 약 24만 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2).

 

4) ‘자금융통’(資金融通)
2018년 말까지, 중국은 28개 국가와 「‘일대일로’ 금융지도 원칙(“一帶一路”融資指導原)」을 체결했다. 또한 세계은행,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아시아개발은행(ADB), 신개발은행(ND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유럽투자은행(EIB), 아프리카개발은행(ADB) 등 각 지역 개발은행들이 ‘일대일로’ 투융자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국책은행과 민간은행들이 출자한 ‘실크로드펀드(Silk Road Fund)’는 28개의 프로젝트에 금융지원을 하고 있으며, 펀드규모는 110억 달러에 달한다. 또한 ‘실크로드펀드’와 ‘유럽투자펀드(European Investment Fund)’의 협력 하에 ‘중·유럽 공동투자펀드’가 2017년 7월 운영 개시했다. 기존의 ‘중·아프리카발전펀드’ 등도 ‘일대일로’ 사업에 융자를 제공하고 있다3).
 
5) ‘민심상통’(民心相通)
교육, 과학기술, 문화, 관광, 매스컴, 싱크탱크 등 민간교류와 협력도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다. 2020년까지 중국은 ‘일대일로’ 연선국가들과의 관광교류 규모는 8,500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교류도 활발하여, ‘실크로드 국제극단 연맹(Silk Road International League of Theatres)’, ‘실크로드 국제박물관 연맹’, ‘실크로드 국제예술페스티벌 연맹’, ‘실크로드 국제도서관 연맹’, ‘실크로드 국제미술관 연맹’ 등이 창설되었다.

 

<중국과 ‘일대일로’국가 간 교통인프라 개선 및 운송방식>
세계은행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대일로’ 협력은 ‘시설연통(設施聯通)’에 따른 교통인프라의 개선으로 화물운송 시간과 무역원가를 낮추고 있다. ‘일대일로’ 추진에 의해 세계 화물 운송시간 평균은 1.2~2.5% 정도 감소했고, 무역원가도 1.1~2.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일대일로’ 경제체 간 화물 운송시간은 1.7~3.2% 감소했고, 무역원가는 1.5~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4). 이러한 화물 운송시간과 무역원가의 감소는 ‘일대일로’ 경제체 간 무역증가에 도움을 주고 있다5).


일례로, 중국도로교량공정유한책임공사(CRBC)가 건설을 담당한 케냐 최대의 항만인 뭄바사(Mombasa)에서 수도 나이로비(Nairobi)까지 철도는 두 지역 간 운송시간을 기존 10시간에서 4시간으로 단축시켰다. 또한 기존의 노후된 철도 및 도로운송과 비교했을 때, 새로운 철도는 대규모 운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톤-킬로 당 0.2달러의 운송원가를 0.08달러까지 절감되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토목공정그룹(CCECC)이 담당한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에서 지부티(Djibouti)까지 철도 역시 양 구간의 운송시간을 기존 7일에서 12시간으로 단축시켰다.
 

실제로 ‘일대일로’ 전략 추진을 통해 중국은 육·해·공 분야에서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을 이루었다. 특히 ‘중·유럽 정기화물열차(中歐班列)’ 운영은 큰 성과를 거두었는데, 2018년 말 기준으로 ‘중·유럽 정기화물열차’는 유라시아 대륙 16개 국가 108개 도시와 연계되어 있으며, 누계 운행량은 1만 3천 회를 초과 했다. 또한 연선국가와 협의를 통해 국경 통관의 편리화 수준을 제고시켰고, 평균 검사률과 통관시간을 약 절반수준으로 낮추었다.
항공운송 방면에 있어서 중국은 126개 국가 및 지역과 정부 간 항공운송협정을 체결했다. 지난 5년간 중국과 연선국가 간 국제항공노선이 1,239개 신설되었고, 이는 중국이 개설한 국제항공노선 전체의 69.1%에 달한다. 또한 중국은 47개의 ‘일대일로’ 연선국가와 38개의 양자간 혹은 지역 해운협정을 체결했으며, 5대양 6대주의 항만에 거점을 건설하고 있다6).
 

현재 중국과 ‘일대일로’ 국가 간 운송수단을 보면, 2017년 해운을 통한 수출액은 5,679억 3천만 달러로서 중국의 대 ‘일대일로’ 국가(71개 국) 수출액의 73.4%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항공운송이 전체의 12.3%, 도로운송이 11.9%, 철도운송이 2.0%, 기타운송이 0.4%, 특송(우편운송)이 0.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철도운송이 34.5%로 가장 높았다. ‘일대일로’ 국가에서 수입의 경우에도 해상운송의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수출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2017년 해상운송은 3,841억 9천 달러로 전체 수입에서 57.7%를 차지했다. 그 비중이 전년에 비해서 증가했으나, 전반적으로 수입에서의 해상운송의 비중은 2013년에 비해 하락하는 추세이다7).

 

<COSCO시핑그룹,‘일대일로’전략의 선봉장>
2016년 2월, 중국 해운업계를 양분하고 있던 COS

CO그룹과 차이나시핑(China Shipping)이 정식 통합되면서 탄생한 중국COSCO시핑그룹(China COS
CO Shipping, 이하 COSCO시핑)은 글로벌 매머드선사의 탄생을 알렸고, COSCO시핑은 2018년 7월 홍콩계 정기선사 OOCL를 인수하면서 더욱 강력해졌다. 2019년 3월 기준, COSCO시핑은 전체 선박 1,285척, 선복량 1억 283만 DWT로 세계 1위의 선대를 보유하고 있다. 컨테이너선대만 봤을 때도 총 487척, 296만 TEU로 머스크라인, MSC에 이어 세계 3위를 자랑하고 있다8).
비단 해운선대뿐만 아니라, COSCO시핑은 그룹 전체적으로 전 세계 56개 터미널에 투자하고 있다. 그룹 산하의 전문 터미널운영사 COSCO시핑항만(COSCO SHIPPING Ports)은 2018년 말 기준으로, 중국 본토를 포함한 세계 36개 항만에 총 48개 터미널(192개 컨테이너 선석)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으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1억 1,737만 TEU를 달성하여, 전세계 GTO (Global Terminal Operator) 중 1위를 기록했다9).

 

1) COSCO의 ‘일대일로’ 항로
중국을 대표하는 해운·항만기업으로서 COSCO시핑은 ‘일대일로’ 전략의 든든한 선봉장이다. 현재 COSCO시핑은 OOCL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 291개의 국제 정기선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일대일로’ 연선국가에 연계되는 정기선항로는 174개에 달하며, 총 161만 4,000TEU에 달하는 선복량을 투입하고 있다. 이중 매주 운영되는 정기항로는 143편에 달하며, 극동~동남아시아/남아시아 항로가 73편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COSCO시핑의 벌크선대는 세계 1위를 자랑한다. 건화물 벌크선은 총 421척 3,985만 DWT를 보유하고 있으며, 탱커선만 196척 2,504만 DWT에 달한다. 그 외 잡화특수선박도 166척에 이른다. 그룹 산하 벌크선 운용사인 COSCO시핑벌크(COSCO SHIPPING Bulk)는 2018년 ‘일대일로’ 연선국가와의 벌크화물 물동량은 6,461만 2천 톤에 달한다. 그중 주요 항로는 인도네시아~중국 석탄 운송, 필리핀~중국의 니켈광 운송, 호주~한국의 석탄 운송, 칠레~중국의 철광석 운송항로 등이 포함된다.
탱커선 운용사인 COSCO시핑에너지(COSCO SHIPPING Energy)는 2018년 중국과 ‘일대일로’ 연선국가 간 원유수입의 약 77.6%를 운송했다. 지난 몇 년간 COSCO시핑에너지는 양대 핵심항로를 구축했는데, 하나는 VLCC선대가 운영되는 중동~중국항로로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라크 등 모든 중동국가를 포괄하고 있다. 두 번째는 범동남아항로로 파나막스급 선대 82%, MR탱커(Middle Range Tanker) 선대 85%의 항차가 이 지역에 집중된다.

 

2) COSCO의 ‘일대일로’ 항만 경영
COSCO시핑그룹은 해외 항만 터미널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여 그룹사 전체로 보았을 때, 현재까지 전 세계에 56개 터미널에 투자했고 그중 ‘일대일로’ 연선국가에 위치한 터미널은 18개이다10). 그중에서 터미널운영사 인 COSCO시핑항만은 위 [그림 3]과 같이 범중화권지역(중국, 홍콩, 타이완)을 제외하고 UAE 아부다비, 스페인의 발렌시아와 빌바오, 페루 찬카이, 벨기에 제브류헤와 앤터워프, 네덜란드 로테르담, 터키 이스탄불, 이탈리아 바도, 싱가포르, 한국 부산 등에 위치한 14개 터미널을 운영하거나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COSCO시핑항만이 보유한 터미널 외에도, COSCO시핑은 기존 OOCL이 보유하고 있던 롱비치컨테이너터미널(LBCT)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 그리스 피레우스항은 대표적인 ‘일대일로’ 항만으로 중국의 해외항만 투자의 성공사례로 통한다. 2008년 당시 COSCO그룹 산하의 터미널운영사 COSCO Pacific은 그리스 최대 항만인 피레우스항 2~3번 부두에 대한 35년 경영권을 획득하였고, 100% 출자한 Piraeus Container Terminal S.A를 설립해 2010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2010년 피레우스항의 컨테이너물동량은 68만 5천 TEU에 불과했으나 2018년 491만 TEU까지 증가하며 세계 컨테이너 항만 물동량 순위에서 32위로 크게 상승했다11). 현재 피레우스항은 지중해를 통한 유럽의 ‘남대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직간접적으로 1만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3) 해운과 연계한 복합연계운송 네트워크 구축
2018년 COSCO시핑은 중국철도총공사와 협력하여 자체 운영하는 ‘중국-유럽 정기화물열차’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중국 국내 출발의 대외무역 노선은 총 112개가 있다. 이 노선은 연해지역 뿐만 아니라, 청두(成都) 등 내륙지역에서도 출발하고 있으며, 주요 노선은 청두~유럽/아세안, 난창(南昌)~모스크바, 롄윈강(連云港)~알마티 등이 있다.
그밖에 그리스 피레우스항을 허브로 삼아 유럽지역 항로 및 철도공사와 협력을 통해 ‘중국-유럽 육·해상 쾌속라인(中歐陸海快線)’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주 10여편 유럽 내륙을 왕복하며, 중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해운화물은 이로써 운송시간을 7~11일 정도 단축됐다. 2018년 ‘쾌속라인’의 화물운송량은 5만 TEU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12).

 

4) 북극항로 개척에도 앞장서
2017년 7월, 중국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을 통해 북극항로에 대한 협력을 제시하며, ‘빙상실크로드(氷上絲綢之路)’의 공동구축을 제시시하였다. 이에 따라 북극해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북극항로가 ‘일대일로’ 전략의 한축으로 자리잡았다.
COSCO시핑은 ‘빙상실크로드’라 명명되는 북극항로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COSCO시핑은 2012년 북극항로 운항 타당성 연구에 착수했으며, 아래 [표 2]와 같이 2013년 8월 COSCO의 ‘용셩(永盛)호’가 장쑤성 타이창항에서 로테르담까지 북극항로 운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5척의 선박을 운용하여 2018년까지 총 22차례의 북극항로 운항을 수행했다. 또한 해마다 북극항로 운항 횟수가 증가하여, 2018년에만 총 8회 운항을 실현했다. 특히 Ice class급 선박이 아닌 일반 다목적 선박에서 반잠수정, 헤비 리프트(heavy lift) 선박까지 북극항로 운항에 투입하여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다13).
COSCO시핑은 북극항로 운항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세계의 다양한 기업들과 북극항로 협력사업을 논의하게 되었고, 남극 과학기지 물류운송 서비스 계약, 북극 야말(YAMAL) LNG 프로젝트 운송 계약 등 주요 프로젝트들을 수주할 수 있었으며, 글로벌 특수선 시장 및 해운업계에서 엄청난 브랜드 제고 효과를 가져왔다.

 

<초상국그룹, 세계로 전파되는‘셔커우 모델’>
초상국그룹(China Merchants Group)은 홍콩에 본사에 두고 있는 중국의 거대 중앙국유기업으로 교통·물류, 금융, 도시·산업단지 개발(부동산 개발)을 3대 사업영역으로 하고 있다. 3대 사업영역이라고는 하나, 조선·해양플랜트 제조까지 망라하고 있으며, Brand Finance가 발표한 ‘2019년 세계은행 브랜드’에서 9위에 랭크된 초상은행(China Merchants Bank) 등 다른 사업부분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어 흔히 초상국의 물류분야를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초상국그룹은 1873년 중국 최초로 상선항로를 운영한 해운기업을 토대로 하고 있으며, 2018년 말 기준으로 선박 총 394척, 4,626만 DWT의 세계 2위의 선대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14). 또한 2015년 12월 중국을 대표하는 종합물류기업인 시노트란스&CSC그룹을 인수합병하며, 물류분야의 역량을 배가시켰다. 해운분야에서는 그룹산하의 초상국에너지운송(China Merchants Energy Shipping)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벌킁운송이 주력이나, 중국과 인트라아시아 연·근해운송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23위 규모의 컨테이너 선대(시노트란스)도 보유하고 있다15). 특히 그룹산하의 터미널운영사 초상국항만(China Merchants Port)은 세계 최대의 GTO 중 하나이다.

 

1) 5대양 6대주에 분포하는 초상국항만의 터미널
상술한 터미널운영사 초상국항만은 현재 18개 국가 36개 항만에 컨테이너터미널(220개 선석)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본토와 홍콩, 타이완을 묶는 대 중화권지역을 제외하고 해외 15개국에 21개의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초상국항만이 49%의 지분을 보유한 프랑스계 터미널운영사 터미널링크(Terminal Link)의 13개 터미널(8개 국)을 포함한다. 2018년 초상국항만이 처리한 컨테이너물동량은 총 1억 973만 TEU로 COSCO시핑항만에 이어 GTO 중 2위를 차지했다16). 그밖에 초상국항만은 중국과 해외에 다수의 벌크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8년 벌크화물 물동량은 5억 204만 톤을 달성했다.
Terminal Link 소속 터미널들과 2014년 인수한 세계 최대의 석탄운송 항만인 뉴캐슬항을 포함하면 초상국항만의 터미널 네트워크는 전 세계 6대주에 걸쳐 골고루 분포해있으며, 특히 ‘일대일로’ 전략이 제창된 후 ‘일대일로’ 연선국에 터미널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 초상국 ‘셔커우(蛇口) 모델’의 전파
선전시 난산구(南山區)에 위치한 셔커우공업구(蛇口工業區)는 중국의 개혁개방 전만 하더라도 한산한 어촌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국의 개혁개방과 함께 선전이 가장 먼저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홍콩과 인접한 셔커우지역도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 가운데 셔커우공업구 전체 개발을 담당했던 기업이 당시 홍콩의 초상국그룹이었다17). 어항은 2018년 기준으로 전체 선전항 컨테이너물동량(2,574만 TEU)의 약 21%를 담당하는 현대화된 컨테이너항으로 탈바꿈했고18), 그 배후지에는 산업시설과 상업·주거시설들이 줄줄이 들어섰다.
이렇게 항만을 필두로 하여 배후지에 산업단지, 그리고 상업주거지와 연계되는 ‘항만-산업단지-도심(前港-中區-后城)’으로 이어지는 공업구 개발방식은 이후 ‘셔커우 모델’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제 초상국그룹은 지난 40년 동안 셔커우를 개발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해외 항만투자와 연계하여 항만을 중심으로 한 산업단지와 도심개발에까지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부티(Djibouti)항이다. 아프리카 아덴만 서안에 위치한 지부티는 인구 약 100만 명의 소국이지만, 홍해의 입구에 위치한 물류 요충지이다. 2013년 2월, 초상국항만은 지부티항만 및 자유무역관리국(Djibouti Ports and Free Zones Authority, DPFZA)과 계약을 체결하고, 지부티항만유한공사(PDSA, PORT DE DJIBOUTI S.A)의 23.5%의 지분을 인수했다. 먼저 항만을 확보한 초상국그룹은 2016년 11월에 지부티 정부와 지부티국제자유무역구(Djibouti International Free Trade Zone) 투자 협의를 체결했다. 자유무역구의 총 계획면적은 48.2㎢이며, 1단계 프로젝트 면적은 6㎢로 총 4억 달러가 투자되었고 DPFZA, 초상국그룹 외에도 중국 다롄항그룹이 투자에 참여했다. 자유무역구 건설은 중국건축그룹항무건설(China State Construction Harbour Construction) 등 중국기업이 참여했으며, 자유무역구 운영도 초상국그룹이 주도하기로 했다19).
수출가공구, 물류단지, 상업 부대시설 등이 들어서는 이 자유무역구는 지난 2018년 7월 5일 1단계 프로젝트가 완공되어 개장했으며, 이미 20여개의 아프리카 및 중국 기업들이 입주 계약을 마친 상태이다. 전체 자유무역구가 개발되면 총생산액은 4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지부티 국가 GDP의 2배 이상인 규모(2017년 지부티 GDP 18억 4,467만 달러)이다. 초상국그룹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구항의 기능을 신항으로 옮기고, 기존 구항에 상업, 사무시설 및 레져시설 등을 개발해 ‘항만-산업단지-도심’의 구도를 완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20).
 

3) 중국 에너지운송의 주력군
중국은 2018년 제1회 ‘일대일로 에너지장관급 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제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에서는 알제리, 이라크, 라오스, 쿠웨이트, 나이지리아, 몽고, 수단 등 28개 국가와 ‘일대일로 에너지 협력파트너 관계’를 체결할 만큼, 에너지 확보는 ‘일대일로’ 전략의 핵심 중 하나이다. 2017년 기준으로 중국이 ‘일대일로’ 연선국가에서 수입품 중에서 HS코드 27류 제품 ‘광물성연료, 에너지’의 비중이 전체의 23.6%로 85류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으며, 전년대비 증가율은 34.1%로 전체 품목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이러한 글로벌 에너지 확보 전략에 있어서, 초상국그룹은 가장 든든한 발이 되어주고 있다. 초상국그룹 산하의 초상국에너지운송은 에너지와 벌크화물 운송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세계 1위의 VLCC(Very Large Crude Carrier)와 VLOC(Very Large Ore Carrier) 선대를 자랑한다. 선대 규모뿐만 아니라, 2018년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풍력 보조추진장치를 장착한 VLCC ‘New Vitality호’를 운영에 투입하고, 11척의 ARC-7급(1.8m 이하의 빙하 돌파 가능) 쇄빙 LNG 운반선을 러시아 Yamal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등 선대도 세계 최고수준이다.
‘일대일로’ 국가와의 에너지, 광물운송이 증가하면서 2018년 초상국에너지운송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 순이익은 38% 증가했다21). 또한 초상국그룹 산하 상하이창항국제해운(Shanghai Changhang Shipping)은 2017년부터는 산둥성 르자오(日照)에서 중동까지의 ‘벌크’ 정기항로를 개설하는 등 ‘일대일로’ 전략에 부응하고 있다.

 

<시사점>
‘일대일로’ 전략은 고속 성장을 이어온 중국의 새로운 국제협력의 이념으로서 대내적으로는 발전전략이며, 대외적인 측면에서는 협력 이니셔티브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연선국가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 각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을 촉진하고 산업체인의 업그레이드를 실현하고자 한다. 또한 연선국가와의 무역을 강화하고 중국 경제의 건강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데 있다. 그런 측면에서 2018년부터 시작된 중·미 간 무역갈등은 중국 정부입장에서는 ‘일대일로’ 전략에 더욱 명분과 힘을 실어주고 있다.
COSCO시핑그룹과 초상국그룹은 중국의 해운·항만업계를 대변하는 양대 기업으로 ‘일대일로’ 전략의 최전선에서 서서 해외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본문에서는 두 개의 기업의 예를 들었지만 실제로는 더욱 다양한 기업들이 ‘일대일로’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해외 항만과 물류거점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항만기업으로는 맏형격인 상하이국제항만그룹(SIPG)이 이스라엘 하이파(Haifa)신항, 벨기에 제브류헤 AMP 터미널에 투자했고, 칭다오항그룹은 이탈리아 바도항, 다롄항그룹은 지부티에 투자했다. 광시 베이부완항무그룹(北部灣港集團)은 말레이시아 콴탄(Kuantan) 항에 허베이항만그룹(河北港口集團)은 인도네시아 잠비(Jambi) 종합국제항만에 투자하며 해외사업을 개시했다. 닝보·저우산항도 인도네시아 최대 항만인 탄중프리옥(Tanjungpriok)항 확장공사에 59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 밖에도 중국해외홀딩스그룹(COHG)은 파키스탄 과다르항 운영권을 확보하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전력건설그룹(Power China)은 말라카 게이트웨이(Melaka Gateway) 개발에 투자협정을 체결했으며, 중국도로교량공정유한책임공사(CRBC)는 콩고 푸앵트누아르(Pointe-Noire), 적도기니의 바타(Bata)항, 중국항만공정공사(CHEC)는 수단의 수단항, 알제리의 셰르셸(Cherchell)항, 모잠비크의 마푸토(Maputo)항, 기니공화국 코나크리(Conakry)항, 가나 테마(Tema)항, 나이지리아 레키항, 카메룬의 크리비(Kribi)항, 나이지리아 라고스(Lagos)항, 에리트레아 마사와항(Massawa) 등에 투자 및 개발주체로서 참여하고 있다22).
 

‘일대일로’ 전략을 떠나서,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해외 물류거점 확보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먼저 우리나라도 해외 물류거점 확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물론 본문에서 언급한 COSCO시핑그룹과 초상국그룹, 그리고 상술한 기업들은 모두 중국의 국영기업으로서 국가전략에 이바지해야하는 사명도 가지고 있지만, 수익 창출, 리스크의 책임 부분에서 민간기업들보다 자유롭다고 할 수 있으며, 민간기업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물류기업, 터미널운영사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인프라 사업 추진에는 애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항만공사 혹은 코레일과 같은 물류관련 공기업, 공기업과 민간기업 간 컨소시엄 형태로 ‘글로벌 물류거점’ 확보의 관점에서 글로벌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광범위한 지원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통해 다자간 투자개발사업의 형태로 해외항만투자 사업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공기업과 민간기업 간 컨소시엄 형태의 해외항만투자 사업에 대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기업은 상위기관의 사업 및 예산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뿐만 아니라 국회의 동의도 거쳐야 하는 등 그 추진절차가 번거롭고 복잡하다. 또한 해운렷琉막물류 분야의 민간기업은 투자여력이 충분치 않아서 국내 항만투자 사업조차 그 투자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와 제반 여건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대안으로 2018년 7월에 설립된 해양진흥공사의 정책지원자금, 특별기금 및 공채발행 등의 재원을 통해 컨소시엄 형태의 해외항만투자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물류기업들은 이러한 ‘일대일로’ 연선국가에 설립되는 해외산업 거점들에 진출하는 것 역시 하나의 투자 사업으로 발전될 수 있다. 세계시장 진출 및 네트워크 확장은 중국뿐만 아니라, 이미 국내 물류시장이 포화에 달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중국 물류기업은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지만, 또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특히 신뢰 관계가 전제가 된다면, 중국 물류기업과 합자 등의 방식으로 ‘일대일로’ 연선국가 해외 산업단지에 공동 진출한다면 현지에서의 ‘바게닝 파워’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는 우리나라 물류기업의 해외진출 관련 컨설팅 및 자금지원(물류펀드 등) 확대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COSCO시핑과 초상국그룹이 차이나시핑그룹, OOCL, 시노트란스 등과 인수합병을 통해 자신들의 역량을 배가 시킨 점을 고려할 때는 정부가 중재자 혹은 지원자가 되어 업계 내 인수합병 등을 촉진시켜 업계 경쟁력을 높일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놓여 있는 해운·항만시장의 규모의 취약성과 자국 기업 간 심한 경쟁의 폐해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결합 등의 방식을 통해 해운·항만 기업의 대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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