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자율운항선박 프로젝트 가동 “하나의 플랫폼으로 뭉치자”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조선분야에서는 ‘자율운항선박’이 핵심 미래기술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주도형 자율운항선박 프로젝트가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4.0 시대에서는 해양산업의 개별적인 대응 보다는 관련 생태계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하며 각각의 정보와 기술력 등을 공개하여 시장을 키우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선급 등 42개 조선해운관련 단체들이 모인 ‘해양산업통합클러스터(Mac-Net)’가 3월 16일 국회 정책세미나를 열고 한국형 스마트 조선해운의 기술개발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조선해양산업 4.0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형 스마트 조선해운 4.0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한 국회정책세미나가 3월 16일 국회의원회관 제 1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150여명의 관학연 전문가들이 자리를 꽉 채웠으며 조선해양분야의 4차 산업혁명 대응기술의 현재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적용방향을 모색해보는 시간이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설훈 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했으며 해양산업통합클러스터, 한국선급, 중소조선연구원이 공동주관했다. 해양산업통합클러스터는 2015년부터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시도된 민간 실무자 주도의 해운·조선·금융산업간 상생네트워크 조직으로 42개 기관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선급이 의장기관으로 있다.

한국선급 이정기 회장은 개회사에서 “이제 한국형 자율운항선박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때가 왔다”면서 “선사, 조선소, 기자재, 선급, 정부, 지자체, 연구기관 등이 모두 참여하는 방식으로 힘의 결집을 통해 유럽을 능가하는 창의적인 혁신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 설훈 의원은 “우리도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추어 미래 생존에 필요한 창의적이고 융복합적인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해양산업계 전반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의 발제는 KAIST 박희경 부총장(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어떻게 조선에 적용하여야 하는가)과 한국선급 김대헌 연구소장(한국형 스마트 조선해운 기술개발의 현황과 전략방향)이 맡았다. 이어 인하대학교 이경호 교수를 좌장으로 하여 해양수산부 임현택 해사산업기술과장(해사안전산업분야), 김강수 STX조선 전 대표(조선분야),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강규홍 본부장(기자재분야),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 김종태 부회장(운항분야), 한국인터넷진흥원 이성재 센터장(보안분야)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외에도 6개 분야(△선박금융 △해운항만 △사이버 보안 △해사법제 △IMO협약 △e-Navigation)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국내 조선 3사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현황

자율운항선박의 핵심기술은 자율운항, 안전·진단, 지능적 제어, 지능적 연계, 효율적 운항, 원격 유지보수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한 최종목표는 ‘OPEX’ 절감이다. Acute Market Reports Analysis에 따르면, 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은 2016년 56.75억 달러이며, 오는 2025년까지 155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완전자율운항선박 시장은 2017-2025 연평균 56.6%에 달하는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016년 29.4%에서 2025년 68.66%로 가장 큰 시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선급에 따르면, 3,000teu급 자율운항선박(선원 4명 기준)의 경우 배터리 또는 LNG를 연료로 하며, 선원 거주구역 부재로 100teu의 선복수용력이 증가해 총 3,100teu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유지비는 연간 15-20억원(시스템화 및 자동화 장비 고가)이며 인건비는 4명(연 0.9억원)으로 20년 72억원이 예상돼 약 200억원 절감이 가능하다. 선체보험은 10-20% 증가하나 선원보험은 6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선가는 1.5배 증가하나 OPEX는 10-20%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의 자율운항 선박은 ‘Yara Birkeland Project’이다. 100% 전기추진 선박으로 적하역이 자동화로 운항된다. 선가는 3배 증가하나 선원 및 연료비 절감 등 운용비는 90%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선박이 인도돼 2019년에 원격조종을 테스트한 후 2020년 완전 자율운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내 조선 3사도 자율운항선박의 핵심기술을 각각 개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Intelliman Ship’을 목표로 선내 솔루션(경제운항, 안전운항)과 선단 솔루션(지능형 선단 운영)을 개발 중이며, 선박의 운항상태 감시 및 제어시스템인 ‘VPS(Vessel Portal Service)’와 선박통합 에너지효율관리시스템 ‘EN-Saver’를 개발했다.

현대중공업은 100% 무인 자율운항선박인 ‘Smart Ship 3.0’을 목표로 현재 2단계를 개발 중이다. 1단계인 선박의 운항과 기관상태 모니터링 기술 개발은 완료했으며, 경제운항·안전운항·효율운영 관점의 스마트십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Autonomous Ship’을 목표로 자율운항기술과 경제운항·친환경 기술, 플랫폼 기술, 기타 스마트십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중 자율운항기술은 ANS(자율운항시스템) SCC(육상제어센터), ISS(지능형 센서 시스템), SWR(Strategic Weather Routing) 등이 있으며, 플랫폼 기술은 ‘Vessel Integration’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선급은 자율운항선박 기술 준비를 위해 올해 선급 규정(안)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도면 승인 및 등록절차 기준(안)을 개발하고 제조 후 검사절차를 수립할 계획이다. 또한 드론을 활용한 선박검사와 사이버 보안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산자부와 해수부의 자율운항선박 관련 개발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자율운항선박, 해운항만 수요자 관점 충분히 반영돼야

이날 세미나에서는 자율운항선박 개발과 관련된 지정토론 외에도 선박금융, 해운항만, 사이버안보, 해사법제 등 분야별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수출입은행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경쟁국에 비하여 뒤쳐진 스마트선박 개발에 선사를 포함한 국가적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면서 “한국만이 조선 3사가 개별적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선사의 참여가 없어 실효성과 경쟁력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해양대학교 전영우 교수는 해운 및 항만분야의 현실성이 반영된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자율운항선박 사업추진에서 수요자인 해운항만 관점의 반영이 불충분하여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선급 TFT 박개명 팀장은 “해상 사이버보안의 적극적 기술대응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으며, 한국해양대 이상일 교수는 “자율운항선박의 법제도 및 보험제도의 선제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한선 실장은 “관련 전문가 부족으로 IMO 국제표준화 대응이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 글로벌 인재양성에 장기 로드맵을 갖고 국가적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형 e-내비게이션 사업단 이한진 단장은 “우리나라는 이미 조선해운분야 4차 산업혁명에서는 후발주자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범정부적 국가연구개발사업 추진이 시급하며 해당사업 진행시 단순한 기술개발을 뛰어넘어 미래 비전에 기반을 둔 혁신적 개념 제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희경 KAIST 연구부총장
박희경 KAIST 연구부총장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어떻게 조선에 적용해야 하는가?’ 박희경 KAIST 연구부총장

“‘Front runner’로서 데이터 활용 신사업 발굴, 융합과 협업 필요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지적능력을 기계로 대체하여 생산력 향상을 이루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사이버 물리시스템은 ‘초연결성’, ‘초지능화’로 뇌가 작동하는 신경망이라 할 수 있다. 초연결 사회구현에 필요한 핵심기술은 반도체, 센서, 저전력 기술, 배터리, 클라우드 컴퓨팅, IoT, 네트워크 등이 있고 초지능 사회구현을 위한 핵심기술은 인공지능 알고리즘, 3차원메모리, 인공지능 전용 프로세서, 저전력 기술, 딥러닝 기술 등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우리가 잘 사느냐 하는 것이다.

조선해양산업의 4차 산업혁명이라 함은 그러한 기술들을 선박에 집어넣는 것일 뿐이다. 이를 스마트십이라 한다. 일본과 독일은 이미 중소기업까지 기술보급이 진행됐으나 우리나라는 대기업 외에는 기술보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약 20년 뒤져있는 셈이다. 일본과 독일을 상대로는 스마트십으로 돈을 벌지 못하므로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생산성과 크게 연계되는가 보아야 한다. 정보화 시대로 성공하는 기업은 서너 곳일 뿐이다. 대다수는 돈을 벌지 못했다. 결국 기술을 받아들여도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슈선점이 기회가 된다. 자신감을 가져라. 한국은 결집력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모르더라도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10년 후에도 기술적 성과는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일자리를 잃는 게 아니라 만들어 나가는 것이므로 일자리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 사회의 조정기능으로 4차 산업혁명의 폐단에 대한 조절이 가능하며 사이버 물리시스템이 들어온다고 국가가 붕괴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은 ‘Fast Follower’가 아니라 ‘Front Runner’가 되어야 한다. 구글처럼 Front runner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기회가 된다. 창의성은 모으는 것이다. 또 마음과 생각을 바꿔야 한다. 공무원들과 기업들은 외국사례가 있냐고 늘 묻는다. 대부분 연구비가 잘 나오는 것은 ‘수입대체’이다. 그러나 세계 최초인데 무슨 사례가 필요한가. Fast Follower에서 Front Runner로 바뀌어야 한다.

해운도 연결해야 한다. 해운분야의 장점인 결집정신을 살려야 한다. 데이터가 돈이다. 데이터 활용을 위한 융합과 협업이 필요하다. 스마트십은 우리나라가 가진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과 최신 ICT를 융합하여 빠른 시간 내에 개발이 가능한 제품이며 전통적 선박의 고도화 전략이다. 스마트십은 ICT, 기자재, 센서 통신 경제운항 서비스, 데이터 처리, 제어, 공용플랫폼, 국제 표준화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므로 체계적인 개발전략과 지원이 필요하다. 수직적 수평적 연결을 위한 융합-협업 플랫폼이 요구된다.

또한 한 척의 선박에서 엄청난 데이터가 발생하므로 신규 사업을 많이 발굴할 수 있다. 100년 후 하는 이야기에 신경 쓰기 보다는 현재 어떤 데이터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을지 봐야 한다. 그럼 4차 산업혁명의 강자가 된다. 스마트십을 만들어 경쟁에서 이기는 것 보다 여기에서 나온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사업모델을 연구해야 한다. IT는 모르면 고용하면 된다. AI, 빅데이터, IoT는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적용하는 것이다.

 

한국선급 김대헌 연구소장
한국선급 김대헌 연구소장

‘한국형 스마트 조선해운기술개발 현황과 전략방향’ 한국선급 김대헌 연구소장

“고부가 선종 위주 자율운항선박 핵심기술역량 강화, 관련 생태계 구축해야”

조선해운 Shipping 4.0은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의 기술이 융합되어 이내비게이션, 육상관제센터, 자율운항선박, 스마트항만 등으로 적용된다. 우리나라 조선해운 기술개발 현황을 보면, 유럽 트렌드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는 공동으로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및 해운항만 운용서비스 개발사업’을 준비 중이다. 올 2월 조선-해운 상생 네트워크 구성 협의체가 구성됐으며 앞으로 총 6년 동안 사업이 진행된다. 초기 1-3년은 산자부에서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사업을, 4-6년은 해수부에서 해운항만 운용서비스 개발사업을 맡게 되며, 민간위원회는 의사결정 및 사업방향을 조율하게 된다.

조선과 해운은 플랫폼 개발(Ship, 선사, 시운전, 운항조정상황실), 스마트 자율운항 선박 운영 빅데이터 분석, 산업발전 협의체 구성 및 운영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 조선은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시운전센터 개발 △스마트 자율운항선박-시운전센터 연계 시스템 개발을 맡게 되며 해운은 △자율운항선박과 항만 연계 시스템 △항계 내 자율운항선박 원격제어를 위한 운항조정상황실 △자율운항선박 운용 서비스 및 제도를 개발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전 해사업계가 자율운항선박 개발을 위해 공동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 해운, 기자재, 항만 등 해사산업계의 목표는 동일하나 실행하는 전략은 다르다. 이에 지자체, 정부, 산업체 등 서로 제각각의 실행 계획이 아닌 하나된 실행전략을 수립하자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우리는 공동 논의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경쟁력을 보유한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자율운항선박 핵심기술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구조조정, R&D 등을 통한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생산기반을 재정비하고, 환경규제에 대응한 기술투자와 스마트 조선소 도입을 통한 비용절감 및 생산성을 제고해야 하며, 스마트 선박으로 차별화된 독자 모델을 생산해야 한다. 또한 설계역량 내재화를 통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기자재·소재 등 전방산업과 물류·해운 등 후방산업을 아우르는 상생의 조선해양 생태계 구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즉, 어느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각과 판단을 존중하고 지향해야 한다.

<지정토론>

 

 
 

인하대 이경호 교수 “스마트 조선-해운 전략적 협력모델 필요

=스마트 선박기술은 선박 내에서 Smart Connected된 플랫폼(하드웨어) 구축이 매우 중요하며, Connected된 플랫폼에서 얻어지는 정보를 분석활용하기 위한 운용·유지보수 기술(소프트웨어)을 확보해야 한다. 자율운항은 스마트 선박의 하나의 핵심요소임에 따라 자율운항선박 기술보다는 더 큰 그림에서의 스마트 선박 기술을 정의하고 이것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자율운항 기반 스마트 선박 시장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외 법규 확립이 절실히 요구되며, 인력양성 프로그램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

해운관점에서는 경제운항, 친환경, 안전운항 관점이 중요하며, 스마트 항만 인프라 구축과 스마트 물류 등의 생태계 확충이 요구된다. 기존 선박에 대한 데이터 수집 및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각종 경제운항·안전 시스템을 우선 도입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선박을 구축하는 조선사와 스마트 해운을 추구하는 해운사의 전략적 협력모델도 필요하다. 또한 자율운항선박의 도입에 따른 운항 모니터링, 유지보수 등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디지털 트윈’ 구축은 필수요소다.

해양수산부 임현택 해사산업기술과장 “이내비게이션 ‘Shipping 4.0’ 핵심 인프라”

=해수부가 추진 중인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사업은 2016년부터 5년간 총 1,308억원을 투자하여 세계 최초로 연안 100km 까지 초고속 해상무선통신망을 구축하고, 국제항해 선박은 물론 우리나라 해양사고의 80%를 차지하는 어선·연안 소형선박에도 실시간으로 안전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Shipping 4.0의 핵심요소도 이내비게이션 체계의 도입이 전제조건으로 보인다. 육상 관제센터는 육상과 선박을 연결해주는 것으로 이내비게이션의 필수요소이고 자율운항선박은 이내비게이션에서 추구하는 IoT센터를 비롯한 항해통신 장비의 디지털화가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내비게이션 해상통신 체계는 육상 관제센터, 자율운항선박, 그리고 마지막 퍼즐인 스마트 항만과 연계를 완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인프라다. 따라서 이내비게이션이 조선해운분야의 4차 산업혁명 대응에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스마트선박, 무인화 선박, 스마트 항만 등의 각 분야별 기술들과의 상호 연계와 통합적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한국조선해운한림원 김강수 이사(STX조선 前대표) “플랫폼 중심 협업과 통합 추진해야”

=우리의 경쟁대상은 한국 조선소 간이 아니고 유럽, 일본, 중국이다. 그런데 한국은 스마트 선박의 소비자이며 사용자인 해운선사과 관련 기자재 업체의 의미 있는 참여가 미흡한 채 조선 3사의 각자도생을 연구 중이다. 그러나 구조조정 여파로 연구인력 이탈, 그간 시황극복의 피로누적 등으로 기술혁신 R&D 드라이브가 미약하고 국책과제 추진도 산업부, 미래부, 해수부에서 별도 추진하고 있다. 개발시스템의 경쟁력은 선주가 평가하며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의 수주량 확보가 관건이다.

따라서 플랫폼과 생산성 제고에 초점을 둔 협업과 통합, 분업의 순환이 필요하다. 자율운항선박의 발전 단계별 타겟 목표를 해운선사 및 항만물류의 현실성을 반영해 설정하고, 선사 및 항만의 선박기술관리, 선원관리, 화물물류 관리 관점을 흡수해 개발해야 한다. 특히 그간 해운선사의 수십년간의 축적된 예방정비, 예지정비 등 선박기술 관리 데이터와 노하우가 공공재로서 한국형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투입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강규홍 본부장 “신뢰성 있는 네트워크 플랫폼 구현해야

=스마트십을 위한 신뢰성 있는 네트워크 플랫폼을 구현해야 한다. 부품 중심의 기자재 산업에서 센서 네트워크를 근간으로 하는 IoT, 빅데이터, AI 중심의 시스템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가 연결되는 신뢰성 있는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지능형 플랫폼 기반의 센서 네트워크가 요구된다.

스마트십에 탑재되는 기자재는 고장예측 및 진단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자가진단 사용 중에 제품에 대한 수명알람, 일부제품 고장 시에도 정상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이중화 기능을 갖추고 교체 및 수리가 용이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기자재는 제품 고도화(내구성, 품질향상)가 중요한 척도였으나 스마트십 기자재는 실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기술분야가 부각되고 있다.

선박관리산업협회 김종태 부회장(유수에스엠 前대표) “최적의 선박관리 전문플랫폼 개발해야”

=자율운항선박 관리는 운항을 위한 해기기술의 차이로 선원의 교육과 훈련 및 면허제도 재구성이 필요하다. 승무인원 축소로 그동안 본선 선원이 해결했던 보안, 환경 등 위험해결활동을 육상에서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자율운항선박의 출현은 선박 승무원의 감소와 육상 통제인력의 증가로 우수해기인력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기회요소로 작용한다. 일본을 비롯한 해운 선진국은 육상통제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선박을 통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전문 선박관리 플랫폼을 개발하면 싱가포르, 홍콩, 유럽 등 경쟁국 대비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다. 본선운항에 대비한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산학연이 공동 노력하여 모든 선종, 선형을 관리할 수 있는 최적의 선박관리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존 개발 중인 SM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이성재 센터장 “ICT 시작단계부터 보안 내재화 필요”

=대부분 산업에서 ICT 보안을 고려한 측면이 낮고, 거의 뒷전이다. 산업도 발전하지 않았는데 무슨 보안이냐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머스크는 작년 6월 랜섬웨어 감염에 따라 약 3,000억원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보안업체의 관련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연구자가 부족하고 정보공유가 되지 않았다. 일본처럼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고 협업을 이루어야 한다. 조선해운 4.0도 시작 단계부터 보안 내재화가 필요하다. 승무원 없이 완전 자동운항하는 무인선박은 위성을 통해 육상의 통제센터에서도 조종이 가능하다. 이에 위성통신 항재밍(Anti-jamming) 기술 및 무인선박 접안이나 항해중 외부접점을 통한 내부통신 변조를 통한 원격 제어 등에 대비할 수 있는 보안을 확보해야 한다. 스마트 항만물류의 경우 시스템에 활용되는 IoT 기기의 해킹 방지를 위한 보안 내재화된 설계, 항만물류시설 네트워크 취약점을 이용한 정보유출 및 위변조방지 등이 요구된다. IMO는 2021년부터 선박안전관리규칙(ISM Code)에 사이버 위협을 포함할 계획이다.

 

 
 

 

한국선급 이정기 회장

“해운조선 생존 위해 혁신적 사고전환 필요”

우리는 지금 패러다임의 전환시대에 살고 있다. 전통적인 경쟁우위의 요소들을 가지고 치킨게임 속에서 생존다툼을 하던 지금까지의 산업구조는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또한 유럽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해운조선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일체의 기술부문에서 지금까지의 발전속도를 배가하는 혁신이 폭발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친환경 자율운항선박기술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국제해사기구, 즉 IMO를 비롯한 유럽연합은 환경규제를 더 강화하고 있어 우리나라 해운과 조선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정말 혁신에 가까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유럽은 이미 MUNIN(무닌) 프로젝트를 통해 2015년까지 무인선 운영에 관한 기술개념을 수립했고 롤스로이스는 AAWA(아와) 프로젝트를 통해 2015년부터 글로벌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노르웨이는 YARA(야라) 프로젝트를 통하여 2020년까지 100teu이상의 자율운항선박을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 현재 패러다임 전환의 시점에 다행히도 아직은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확고히 가진 자가 없기 때문에 국회와 정부, 그리고 관련 산학연의 관심과 성원이 있다면 세계 최고의 해운 및 조선분야 고급인력을 갖고 있는 우리에게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제 한국형 자율운항선박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선사, 조선소, 기자재, 선급, 정부, 지자체, 연구기관 등이 모두 참여하는 방식으로 힘의 결집을 통해 유럽을 능가하는 창의적인 혁신을 이루어내야 한다.

한국선급이 앞장서겠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한국형 자율운항선박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에서부터 인재양성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유관 업단체간에 메신저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선제적인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 기술공유와 교육에도 힘쓰겠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 해사업계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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