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KMI ‘자율운항선박 도입 정책 세미나’ 해양연수원 김경석 교수 주장

 
 

“해기인력의 ICT 기술 습득 중요, ‘Remote Operator’는 고부가 매력 선원직”

자율운항선박이 도입되면 주요 선원송출국인 아시아 국가에서 큰 타격이 예상되며, 이에 선원국인 우리나라도 해기인력의 ICT 기술 습득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김경석 특임교수는 2월 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6층 대강당에서 열린 ‘자율운항선박 도입 정책 세미나’에서 “자율운항선박 개발의 가속화로 인해 아시아 선원 송출 및 양성 시스템에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므로 자율운항선박 운항인력 양성 체계 구축을 통한 선제적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자율운항선박의 도입을 위한 정책동향과 기술요소를 공유하고 그에 따른 분야별 파급효과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선원부문 토론자로 나선 김 교수는 먼저 선박의 자율수준(Autonomy level)을 0-6단계로 나뉘어 운영자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자율운항선박은 자율수준에 따라 선원이 승선하는 수동항해(M)와 원격조종(R)선박이 있으며, 선원이 승선하지 않는 원격조종(RU)과 자율운항(A)의 4단계로 구분된다. 김 교수는 “자율운항선박의 최종 종착지인 완전한 자율로 가기 위한 단계에는 어떤 형태로든 자율수준이 다른 선박이 혼재하는 과도기가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운영자의 역할을 부여하는데 있어 해기지식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습득은 중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교수는 자율운항선박이 도입되면 선원인력시장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유럽 주요 자율운항선박 기술협력 주도국인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과 기술개발사인 콩스버그, 롤스로이스의 무인선박 도입에 관한 정책은 유럽이 풍부하게 갖추고 있는 ICT 기반으로 한 인력으로 기존 선원인력을 대체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주요 선원 송출국인 아시아 국가에서 큰 타격이 예상되고 이로 인해 IMO에서 자율운항선박 관련 논의가 신속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해기지식+ICT지식 교육 시스템 수립해야

김 교수는 선원국인 우리나라도 자율운항선박 도입에 대비하여 해기지식을 기반으로 한 선원인력에 ICT를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기존 시장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해기사의 직업전환을 이루고 국제사회에 이를 공론화하기 위한 선제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ICT를 겸비한 산업전문가의 해기지식 습득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주요 문제로 보았다. 그는 “양쪽 전문가의 지식교환과 직업 전환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교육 시스템 수립이 논의되어야 한다”면서 ‘산업전문가의 해기 친숙화 교육’ 및 ‘해기전문가의 ICT 친숙화 교육’을 예로 들었다.

특히 김 교수는 자율운항선박 도입 시 신규 직업군 출현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했다. 그는 “자율운항선박 시대의 ‘원격 운영자(Remote Operator)’는 선박에 승선하여 사회와 단절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과 생활을 병행해온 선원과는 완전히 다른 직업 환경에서 일하는 고부가가치의 아주 매력적인 신규 직업군으로 인식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교수는 “이러한 점은 우리나라 젊은 층의 인구감소로 인해 선호하지 않는 직업형태이던 선원직에 호재가 될 수 있고 관련 학계와 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김 교수는 “유럽의 기술 주도형 시장혁신 정책과 아시아의 해운산업 및 선원시장 보호정책 사이에서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의 가교적 역할 수행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오는 2월말 아시아 주요 선원 송출국 정부 및 교육기관 관계자를 초청한 ‘2018년 APEC 해양교육훈련(MET)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범부처 ‘자율운항선박 개발사업’ 추진

한편 이날 KMI가 주최, 주관한 정책세미나에서는 △자율운항선박 해외 동향 및 전망(KMI 박한선 실장) △자율주행 자동차 핵심기술 트렌드(국민대학교 정구민 교수) △자율운항선박 관련 정책 추진 방향(해양수산부 윤현수 과장) △자율운항선박의 미래(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윤익로 박사) △자율운항선박의 핵심 요소기술(한국선급 장화섭 박사) 등 총 5개의 주제발표가 진행됐으며, 종합토론에서는 한국해양대 이용희 교수를 좌장으로 하여 각계 전문가들이 분야별 파급효과에 대해 분석했다.

해양수산연수원 김경석 교수가 자율운항선박 도입에 따른 선원 및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한 것 외에도 부산항만공사 박호철 실장이 ‘항만부문 대응’을, 한국선주상호보험 홍진택 부장이 ‘P&I 보상의 변화’에 대해, 한국해양대 이광일 교수가 ‘선박기자재 및 국제협력부문’을, 현대글로벌서비스 원종천 부장이 ‘유지보수’를 주제로 하여 각각 토론을 벌였다.

최근 해운·항만·조선분야에서 자율운항선박 도입 및 활용에 대한 논의가 국제적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IMO는 2018-2023 전략방향으로 자율운항선박과 관련된 국제협약 전반에 대한 검토를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참여하는 범부처 사업으로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및 해운항만 운용서비스 개발’ 사업을 2019-2025년 기간 동안 추진할 예정으로 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