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기선해운 수요 4-5% 성장, 시황개선돼도 ‘미니-피크’ 수준”

“내년 정기선해운 수요 4-5% 성장, 시황개선돼도 ‘미니-피크’ 수준”

11월 9일 서울 프레스센터, KMI 등 20여명 국내외 연구자 및 컨설턴트 참가
 

 
 

“해운시황이 개선되더라도 앞으로 호황은 미니 피크(mini-peak)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해운업계가 선박 대형화 트렌드 추종에 급급하기 보다 단거리항로의 발달에 적합한 중형급의 특수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11월 9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글로벌 해운씽크탱크 얼라이언스’ 총회에 참여한 국내외 해운전문 연구자와 컨설턴트가 개진한 정기선해운시장에 대한 진단과 전망 내용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또한 내년(2018년) 정기선 해운시장의 컨화물 교역량이 4-5% 가량 성장할 것이며 메가선박의 신조가 계속되면서 과잉선복의 문제는 앞으로도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홍콩폴리텍대학의 Meifeng Luo교수는 4.5%를, IHS Markit의 이대진 컨설턴트sms 4.6%의 컨화물시장의 성장을 각각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KMI와 중국의 SISI가 주축이 돼 지난해 발족한 ‘글로벌 해운씽크탱크 얼라이언스’는 올해 두 번째 총회를 2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하고 ‘글로벌 원양정기선시장 전망’과 ‘선박대형화의 경제적 효과와 해운기업과 항만의 대응’을 주제로 토의했다. 침체국면에 있는 해운산업의 새로운 활로 모색을 위해 해운전문가그룹 회의로 개최된 ‘글로벌 해운 싱크탱크 얼라이언스’ 총회는 전세계 해운전문 연구기관과 컨설팅업체 등이 참가하고 있다.
 

KMI측은 “세계 해운시장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불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올해도 획기적인 시황회복은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이라며 “해운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미래지향적 경영전략과 이를 위한 역량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 현 시장의 주요 이슈를 점검하고 한발 앞서 미래의 시장변화를 미리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동 씽크탱크 얼라이언스 개최의 의미를 짚었다.
 

이날 회의에서 양창호 KMI 원장은 “여러 나라의 씽크탱크가 연례적인 회의를 통해 환경규제 강화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해운업계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시의적절한 고견이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한 회의에 참석한 연구자들은 정기선해운 시장이 물동량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메가선박의 신조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어 “과잉선복의 문제는 향후에도 길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컨선 대형화 일정수준이후 다시 규모 줄어들 가능성 있다”

동남아항로 교역량 증가, 단거리항로 발달하면 대형선 비효율적

IHS 마킷의 이대진 컨설턴트는 과거 원유선 시장에서 초대형선이 등장했으나 이후 유연성이 떨어짐에 따라 다시 규모가 줄어든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컨테이너선박의 대형화도 일정수준에 이르러서 다시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항만의 인프라가 현재 처리가능한 선형에 맞추어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두번은 더 큰 최대규모의 선박이 나오겠으나 그 이후에는 다시 그 전 선형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그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교역량 증가현상에 주목하며 단거리항로가 발달할 가능성을 짚고 “단거리항로에는 대형선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시장별로 필요한 선박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동남아 무역량의 증가는 파나막스(중형)급의 특수선을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유가 역시 대체에너지의 개발과 이용으로 선박의 연료도 바뀌어가기 때문에 초대형선을 쫓는 트렌드를 따라가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자동화선박이나 전기선박, 빠르고 가벼운 선박, 냉장설비를 갖춘 파나막스급 특수선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또한 AI를 이용해 얻은 시대별 선박의 사이즈 분포를 제시하며 “탱커의 초대형화이후 규모 축소 사례를 컨테이너선업계에서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불황은 길고 호황은 짧은 싸이클로 미미 피크될 것”

단거리항로에 새로운 시장 있을 것, 20년 내다보는 전략수립 필요

SISI의 Yin Ming씨는 현재 진형되고 있는 초대형선의 발주는 선사에게 ‘방어용’이라며 퇴출위기 의식의 발로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앞으로 해운시황은 “불황이 길고 호황은 짧은 싸이클을 보일 것”이라며, 이에따라 “과거와 같은 빅 피크는 앞으로 기대하기 힘들고 시황이 개선되어도 미니 피크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 배경으로는 조선산업의 기술발달과 비용문제 등을 거론하며 해운업계에 좋은 소식은 아님을 부연했다.

또다른 SISI 관계자는 “단거리항로에 새로운 시장이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니치마켓의 개척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항만시설 확충이 더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친환경에너지를 이용함으로써 유가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며 “해운업계가 향후 5-10년보다 20년을 내다보고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다른 연구자도 “메가십 트렌드만 따르기보다 구 파나막스급 선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머스크와 MSC와 경쟁을 하려고 따라가도 그들만 이길 것”이라고 지적하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선종을 돌아보라”고 조언했다.

이탈리아 컨설팅업체인 SRM의 관계자는 한 얼라이언스 선박이 기항하는 항만의 위치에 기반한 항해경로와 집중지역 등을 지도로 보여주어 참석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해운사의 선박이 어느 지역항만에 기항회수가 많은지 등을 쉽게 분석할 수 있다. 해운업계에도 빅데이터를 통한 여러 가지 분석이 이뤄지고 있고 이미 유럽의 해운업계는 이를 활용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번 글로벌 씽크탱크얼라이언스 총회에는 이탈리아의 컨설팅회사인 SRM, 상해국제해운연구센터(SISI), 세계해사대학교 상해센터(WMU Shanghai Center), 중국 교통운수부과학연구원( CATS), 싱가포르국립대학교 해사연구센터(CMS), IHS Markit, 한국해운물류학회, 한국항만경제학회 등에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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