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 관련 규제 개혁과 거점 마리나 건설 시급 강조, 서울마리나 컨벤션홀 100여명 참석

 
 


전세계 마리나산업 시장규모는 5조 5,000억원 이상이고, 직접 고용자는 100만명 이상이라는 세계해양산업협회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정부는 국내 마리나산업 활성화를 위해, 고급선박 중과세 기준을 1억원 이상에서 3억원으로 완화하고, 마리나선박 대여업 가능선박을 5톤 이상에서 2톤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움직임에 나섰다.

2016년 11월 30일 서울마리나컨벤션홀에서 열린 ‘제5회 국제마리나컨퍼런스’에서 논의된 내용이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마리나산업 실무자 및 관계자 100명이 모였다. 동 컨퍼런스는 ‘한국 마리나산업의 발전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세계해양산업협회 마리나위원회 피터 얀센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내외 마리나 전문가들이 모여, 6개의 주제발표와 지정토론 및 질의응답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 마련됐다.

한국마리나협회 정종택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작년 9월 마리나항만법에 의해 마리나협회가 특수법인으로 새롭게 설립됐다”면서, “작년에 이어 마리나컨퍼런스를 개최한 것은 본 행사가 한국 마리나산업의 발전을 모색하며, 선진국가들과의 교류협력 증대와 국내 마리나 관련기관들의 정보교류의 장이 되기 위함”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2016년 5회째를 맞이한 국제마리나컨퍼런스는 2015년까지 동아시아 마리나포럼으로 여수에서 개최되다 행사명과 장소를 바꿔 새롭게 꾸며졌다.

본 컨퍼런스는 세션을 셋으로 나누어, 1세션은 세계 마리나 현황과 한국의 마리나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가, 2세션은 마리나선박 설계 및 발전방안과 디지털기술을 접목한 마리나운영이 발표됐다. 3세션은 인하대학교 유흥주 교수가 좌장을 맡아, 5명의 마리나 전문가들의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ICOMIA MARINAS 피터 얀센 사무총장 “마리나산업 직접고용자는 1백만명 이상, 시장규모는 5조 5천억 이상”
세계해양산업협회 마리나위원회 피터 얀센 사무총장은 ‘세계마리나산업의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ICOMIA에서 연구·조사 중인 마리나산업의 세계동향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그는 발표를 통해 “다른 국가의 마리나 정책현황을 한국과 비교해 마리나산업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동아시아 마리나산업 현황에 대한 연구·조사가 진행 중인데, 한국에 대한 조사도 곧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해양산업협회는 1967년에 설립해 최근 50주년을 맞이했고,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정부정책과 수익모델 등을 제시하며, 각종 컨퍼런스도 개최하는 등 글로벌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동 협회 마리나위원회는 현재 동아시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동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마리나산업의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국가별 조사를 진행하고, 향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분석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40여개 회원국이 보내오는 자료를 토대로 ’15년 기준, 마리나산업 직접고용자 수는 1백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시장규모는 45억유로(5조 5,800억원) 이상이다. 전체 보트 중 소형인 코티지보트는 50%, 차에 싣는 트레일러보트는 26%, 마리나에 계류하는 마리나보트는 10%를 차지한다. 보트항해관련시설은 미국이 가장 많고, 핀란드, 스웨덴, 네델란드 같은 유럽국가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 보트 1대당 연간 평균 경비는 6,000유로(약 750만원)가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터 얀센 사무총장은 “전세계적으로 마리나선박에 대한 수요증가로 선석 수가 늘어날 것이고, 특히 터키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최근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증가폭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마리나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건강하게 성장하는 경제가 밑바탕이 되고, 탄탄한 중산층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한 제도마련과 기본적인 토대와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동아시아 연구조사를 살펴보면, 인도는 마리나 주관기관이 여러 곳이고, 규제가 많다. 게다가 보트쇼도 없다. 중국은 5년 전에 마리나붐이 일었지만, 현재는 자산가들이 부를 자랑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높다. 중국 마리나는 102곳이 연안을 따라 있지만 국가규모나 인구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신규프로젝트가 많고, 완다그룹도 칭다오에 대규모 마리나를 건설 중이다. 일본은 성장세가 더디고, 향후 발전을 기대하게 할 만한 요소가 적다. 싱가폴은 매우 발전된 마리나를 가지고 있지만, 도시국가의 한계로 시장이 작다. 정부정책도 더 이상 마리나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필리핀은 정책문제와 주변여건이 좋지 않다. 특히 해적에 의한 납치사건으로 해외 이용객들이 방문을 꺼리고 있다. 이밖에 차터링(Chartering)서비스가 발전되어 있는데, 이를 한국이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피터 얀센 사무총장은 마리나 발전을 위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방문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변에 갈만한 곳이 있고, 보트대회가 필요하다. 또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양수산부 최장원 사무관 “레저선박 중과세기준 3억원으로 완화하는 등 경쟁력 강화위한 규제개혁 잇따를 것”
해양수산부 최장원 사무관은 ‘규제개혁을 통한 마리나산업의 발전방안 모색’의 발표자로 예정돼있던 권영상 해양레저과장을 대신해 발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해양레저산업은 요트, 보트 등 레저선박 제조·대여 및 마리나항만 개발·서비스 산업이다. 동 산업은 단순한 여가문화 산업이 아닌 고용창출 및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융복합 신산업이다. 최근 정부도 해운·조선산업의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해양레저산업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02년 비아레지오 지역 조선업체의 도산 이후, 레저선박 생산에 집중 투자하여 현재 레저선박 제조 세계 2위, 대형요트 시장 점유율 45%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해양레저산업도 최근 8년간 국내 등록 레저선박 수는 3.8배 증가했고, 조종면허 취득자수도 2.6배 증가하는 등 발전을 거듭했다. 또 레저선박 계류시설은 전국 33개 마리나와 2,331선석을 운영하고 있고, 거점 마리나 항만 6개소를 조성 중에 있다. 하지만 빠른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 비해 투자 및 창업장벽이 높고 수요기반도 취약해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정부는 해양레저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경제활력과 일자리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마리나 4배 확충과 민간투자 1조원 유치, ’20년까지 신규 일자리 1만 2,000개 창출을 실현하고자 한다. 몇몇 대표적인 규제개혁 사항을 살펴보면, 첫째, 종전에는 마리나선박 대여업을 5톤 이상 중형선박(등록선박의 7%)만 가능하게 했지만, 2톤 이상으로 낮춰 선박대여업 창업 활성화와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했다. 둘째, 25톤 이상 세일링요트(범선)는 항해사 외 기관사 1명 이상 승선을 요구했으나, 이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셋째, 시가표준액 1억원(3톤) 이상 레저선박은 구매시 취득세 5배, 재산세 17배가 과세된 것을, 3억(9톤)까지 중과기준을 올려 보다 현실화했다. 넷째, 마리나항만 특성에 맞지 않는 도로 인접 규정 등으로 선박 주유소 설치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주관하는 각 자자체에 조례개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팀코리아 김동영 대표 “해외요트 유치 위해 정보사이트 구축과 연계체험 프로그램 필요”
1세션 마지막 발표는 팀코리아 김동영 대표가 ‘해외요트의 국내기항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김 대표가 밝힌 방안은 해외요트 방문객을 위한 정보사이트 구축, 러시아 요트의 피한지, 일본 요트를 위한 요트대회 개최, 중국 세일러를 위한 차터보트 운영 등이 있다. 또 한국/한류의 특성을 살린 섬 마을 탐방, 어촌체험프로그램과 다양한 연계체험 프로그램 개발 및 해상국립공원을 알리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중국크루즈·요트산업협회 존 궝 고문 “경사제 방파제 없이 친환경 마리나 조성 가능”
2세션 첫 발표자인 중국크루즈·요트산업협회 존 궝 고문은 ‘마리나설계의 최근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마리나는 환경을 저해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면서, “친환경 마리나를 조성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리나를 축조하기 위해 경사제 방파제를 구성할 필요가 없다”면서, “경사제 방파제는 침전, 침식 등의 문제가 존재하는데, 해양생물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말뚝식 형태나 부유식 고정물이 체인으로 고정돼 경관을 막지 않는 부유식 형태를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존 궝 고문은 마리나의 미래는 선박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주거, 사무실, 상점, 창고 등 생활의 모든 것이 이뤄지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델란드 부유식 집과 몰디브 부유식 리조트를 예로 설명했다.

 

 
 


중소조선연구원 김형민 단장 “요트를 사치품에서 제외하고, 관련 기술개발로 경쟁력 갖춰야”
중소조선연구원 김형민 단장은 ‘한국 마리나선박산업의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마리나선박은 해양이나 수상에서 취미, 오락, 체육, 교육 등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선박을 총칭한다. 선박분류는 5-12m는 플레저보트로, 12-24m는 크루저보트, 24m이상은 수퍼보트로 나눈다. 그리고 세일요트가 있다.

마리나선박산업은 조선, 조선기자재산업, 해양스포츠산업, 전시산업, 금융·보험산업 등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가 큰 산업이다. 또한 다양한 고급기술을 결집한 첨단종합산업이다. 조선기술 외에도 부품 소재, 자동차, 메카트로닉스 기술 등 다양한 융합기술이 요구된다. 여기에 미학, 감성공학, 인테리어 기술까지 다룬다. 마리나선박산업은 상업용 선박산업(해운시장)과 더불어 조선산업의 한 축으로, Commercial시장은 약 1,000억불로, Pleasure시장은 약 500억불로 추정된다. ’70년대 조선강국 미국과 유럽은 상선에서 크루즈선, 마리나선박으로 전환했지만,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상선에서 해양플랜트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진행해오고 있다.

세계 레저선박산업 시장규모는 미국이 세계시장의 60%를 차지하며, 830여개의 생산업체와 29만명의 고용인력을 창출했다. 유럽은 세계시장의 30%를 차지하고, 2,000여개의 생산업체와 고용인력이 25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 레저선박산업은 세계시장의 1%미만이고 50여개사, 1,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세계 레저선박기업 동향을 살펴보면, 세계 1위 업체가 시장점유율 3% 내외로 경쟁이 치열하다. 대부분 중소형 조선소 규모로, 소규모 주문과 개성적인 선박을 찾는 특성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 중, 대만은 레저선박을 전략산업차원에서 시작해 수출경쟁력을 갖추었다. 하지만 자국 수요가 미비해 한계도 있다. 우리나라 레저선박 경쟁력은 요트부품소재 소요비의 60%를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라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향후 기술개발이 필요한 부분인데, 선진국 대비 기술력이 60-70%에 그치고 있다고 파악된다.

김 단장은 “별장, 사행성 오락기, 요트가 사치품으로 분류돼 있어 세금 불이익이 많은 것이 문제”라면서, “레저선박 지방세 중과기준 폐지와 법령 등 제도 개선을 통해 마리나선박 수요를 촉진해야한다”고 말했다.


푸낫 마리나 요십 신디치츠 이사 “마리나 클라우드로 언제 어디서나 선박관리 가능”
마지막 발표는 크로아티아 푸낫 마리나 요십 신디치츠 이사가 ‘디지털기술과 연계한 마리나운영’을 발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푸낫 마리나는 1964년 만들어진 크로아티아 제일의 마리나로, 연간 1만 5,000명이 방문하고, 신규고객은 매년 850명 증가하고 있다. 주요 수익은 선석사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동사는 ‘마리나 클라우드’를 사용해 고객만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이 가능해 편리하다. 동 프로그램은 클라우드에서 모든 계약정보를 확인해 결정할 수 있고, 고객의 수신여부도 확인가능하다. 또 고객에게서 발생하는 수익이나 재무현황 등 필요한 정보를 볼 수 있다. 보트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는데, 등록된 보트를 인수한 새로운 사람이라도 정보가 누적되어 엔진 넘버링 등 보트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라이브캠으로 선석이 비어있는지, 이용가능한지에 대한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한다. 요십 이사는 “동 시스템은 5년째 운영 중이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왔다”면서, “매주 요트 사진을 찍어서 고객에게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고객의 92%가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지정토론
마지막 순서로 지정토론에서는 “거점 마리나가 진행돼야 하는데, 울진만 결과물이 나왔고 다른 곳은 언제 될지 요원하다”, “마리나 활성화를 위해 세계적인 마리나 대회가 필요하다. 각 지자체마다 치러지는 7개의 킬보트대회 예산으로 제대로 된 대회로 만들어야 한다”,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마리나산업에 큰 충격이 온다.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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