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한진해운 사태 긴급지원 시급, 한국해운 신인도 지켜야”
양창호 교수 신임원장 해운기자단 5일 간담회 가져
“KMI 정책 및 정보제공, 통계 및 해운홍보 기능 강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정책 및 정보제공, 통계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8월 26일 KMI의 제9대 원장에 선임된 양창호 원장이 9월 5일 해운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취임 소감과 향후 연구원의 운영방향, 한진사태에 대한 견해 등을 밝혔다.

양창호 원장은 “23년간 근무해온 KMI 원장을 맡게 돼 감회가 깊다. 선임연구위원과 기획조정실장 등 행정과 연구를 두루 담당해오다 지난 9년간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했다. 외부에서 보고 느낀 KMI의 개선점에 대한 방안을 시행할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고 취임소감을 밝히고 “정책 기능과 정보제공 기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KMI가 그간 인력과 조직, 재정 등에서 많은 성장을 이루었으나 최근 해운업 구조조정 등 관련 현안에서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역할은 다소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장기불황의 해운항만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 업계가 위기극복과 지속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연구, 항만 및 하역업의 세계화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 등 해운항만, 해양수산 분야에서 가장 시급하고도 현실적인 과제를 연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연구성과와 관계없이 사회경제적인 이슈사항에 대해 분석해서 공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책 입안자에게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논리적인 근거를 도출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양창호 원장은 8월 29일 취임과 동시에 부서별 시급한 현안의 파악을 요청해놓고 있다. 그 결과를 토대로 각 부서별로 현안에 집중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양 원장은 “관련업계와 산업체, 정부정책 옆에 있으면서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연구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현안에 집중한 뒤 필요한 조직의 개편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KMI 연구진이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할 수 있도록 연구환경을 개선하고 가족 같은 조직문화 속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그는 취임하자마자 연구조직도를 원장이 맨밑으로, 인턴사원이 맨위로 배치될 수 있도록 바꾸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KMI가 해운분야 연구를 수익성 부족으로 소홀히 해왔다는 지적에 대해, 양 원장은 “과거 동향분석실에서 했던 것과 같이 기본연구를 강화할 생각이며 연구인력도 보완해서 해운연구 부문의 조직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장경험이 풍부한 연구인력을 경력직으로 채용해 보강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운업 홍보위해 인포그래픽(통계) 강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사태와 관련 양창호 원장은 “대책회의에 참석하다보면 죄인처럼 여겨지는데, 전문가로서 이같은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죄인 맞습니다”라고 말하고 “의사결정자들이 아직도 해운업에 대해 모르는 것에 자괴감마저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 원장은 “경제 주체들이 해운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사실을 한진사태를 계기로 새삼 까닫았다면서 “해운과 항만업이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국민경제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려야 한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일반 경제사회 지표와 해운항만지표를 연계한 인포그래픽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운항만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강화를 위해 통계 기능을 강화한다는 것으로, 기존통계에다 다양한 형태의 통계를 추가해 해운항만의 의미를 부각시킨다는 내용이다. 그렇게 만든 인포그래픽을 유치원과 초중등생 등의 교육에 부교재로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국민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해운항만 분야의 대국민 홍보와 관련, 양 원장은 이 분야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역별 등 좀더 깊이 세분화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통계 강화 역시 고용창출이 항만의 중요성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한다는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양 원장은 한진해운 사태를 계기로 “해운은 이제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진사태가 현실이 되자 한국해운의 신인도가 하락하고 대한민국의 국격도 동반 하락할 수 있기에 지금은 긴급 자금을 투입해서 한진해운의 배에 실려 바다에 떠돌고 있는 화물들이 안전하게 도착지에 운송될 수 있도록 시급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한진사태의 처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결정자 해운 너무 몰라, 제조업과는 핵심자산부터 달라

그는 또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언론에도 그림을 그려가면서 누누이 설명해왔다”면서 그러나 해운계 외부에서는 “설마? 과장됐다. 한진 아니면 다른 배에 실지 뭐..”라는 생각으로 치부한 결과, 지금 한진사태를 보고 일간 언론에서도 “정말 그대로 되네요!”라고 뒤늦게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양 원장은 “한진해운의 문제는 해운업계와 주무부처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해결해줄 수 있는 주체들과 외부에서 해운을 너무 모른다. 해운이 서비스업인데 마치 제조업으로 알고 파장도 그정도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하며 브랜드 가치와 네트워크의 가치가 핵심자산인 해운업은 유형의 자산이 핵심인 제조업과 많이 다르다는 점을 모르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의사 결정자들의 시각은 아직도 해운을 모른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든다” 고 말하며 “해운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꾸준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언급했다.

한진해운의 향방과 관련, 양 원장은 “한진사태의 파장이 이렇게까지 클 줄은 모두가 잘 몰랐던 것같다”면서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서 제대로 된 방안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한진해운의 회생과 파산의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긴급지원을 통해 한진의 브랜드 가치를 구제해야 한국해운,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격을 지킬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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